[오!쎈 현장분석] 박용택-오지환 폭발, LG 부상 공백 없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09 21: 48

9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양상문 LG 감독은 다소간 고민을 드러냈다. 올 시즌 팀 타선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채은성과 루이스 히메네스가 각각 경미한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장기화될 부상은 아니라는 점에서 애써 위안을 찾은 양 감독이었지만 당장의 타선 공백은 어쩔 수 없었다. 메우기 쉽지 않은 공백임은 양 감독도 인정했다. 그러나 잘 되는 팀은 그 공백을 메울 해결사가 나타나는 법. LG 라인업의 또 하나의 핵심 퍼즐들인 박용택과 오지환이 중심타선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박용택과 오지환은 9일 인천 SK전에서 나란히 4·5번에 포진했다. 박용택의 4번 선발 출전은 2013년 5월 28일 잠실 한화전 이후 무려 1169일 만의 일이었다. 오지환도 상·하위 타선을 오고가는 선수이기는 하지만 5번 타순은 낯설었다. 오지환은 프로 데뷔 후 5번 타순에서 108타석을 기록했다. 전체 타석 소화가 2980타석임을 고려하면 비중은 아주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두 선수는, 적어도 이날만은 공포의 클린업 몫을 해냈다. 박용택은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했고 오지환도 홈런 두 방과 함께 5타점을 쓸어 담으며 LG의 연승(9-4 승리)을 이끌었다. 박용택은 이날 3출루, 오지환은 4출루 경기를 하며 활발하게 팀 타선을 끌어갔다.
초반 활약은 결정적이었다. LG는 1회 1사 1,2루 기회를 맞이했고 박용택은 여기서 SK 선발 박종훈을 상대로 깔끔한 우전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이자 이날 경기의 결승점을 냈다. 다음으로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은 볼넷을 골라 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LG는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추가해 2-0으로 앞서 나갔다. 팀의 연승 흐름을 잇는다는 측면에서 1회 2점은 아주 중요했다.
추가점이 필요한 시점에서도 두 선수가 빛났다. 박용택은 3회 2사 후 박종훈의 포심패스트볼(132㎞)을 잡아 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쳐냈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였는데 워낙 잘 맞아 담장 너머까지 날아갔다.
오지환은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0으로 앞선 5회 1사 2,3루에서 SK가 박용택을 거르고 만루작전을 펼쳤으나 오지환은 두 번째 투수 신재웅의 슬라이더(128㎞)를 잡아 당겨 역시 우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포를 터뜨렸다. 순식간에 4점을 더 도망가는, 오지환의 프로 데뷔 후 첫 만루 홈런이었다. 또한 팀이 8-2로 앞선 9회에는 문승원을 상대로 다시 우월 솔로홈런을 기록하며 이날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양 감독은 이날 라인업이 히메네스와 채은성의 공백에 대비하는 베스트 라인업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이날 라인업은 상대 선발인 언더핸드 박종훈에 맞춘 좌타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현 상황에서는 박용택과 오지환이 어느 타순에 가든 만능키 몫을 해줘야 한다. 박용택은 자타가 공인하는 타격 장인이고, 오지환은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다. 두 선수가 제 몫을 한다면 '열흘'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갈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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