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수영여제로 꼽히는 릴리 킹(19, 미국)이 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날려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릴리 킹은 9일 브라질 리우 올림픽 아쿠아틱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수영 여자 100m 평영 결승전에서 1분4초9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는 러시아의 율리아 에피모바(1분05초50)가 차지했다.
그런데 킹은 준결승에서 에피모바에게 검지손가락을 가로젓는 “넌 안돼!” 제스처를 취했다. NBA스타였던 디켐베 무톰보가 상대선수의 슛을 쳐낸 뒤 보여줬던 전매특허였다.
경기 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킹은 손가락 제스처의 의미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에피모바에게 손가락을 흔든 것은 솔직히 내가 그녀의 팬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우리는 (약물 없이) 깨끗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날렸다.
에피모바는 두 번이나 금지약물을 복용해 선수자격을 박탈당했다. 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극적으로 그녀의 징계가 풀렸다. 에피모바가 결승전에 출전할 때 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진 이유였다. 킹은 실력으로 에피모바를 누르고 ‘넌 약물을 해도 나한테 안돼!’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경기 후 미국언론들은 릴리 킹을 영웅으로 묘사하고 있다. ‘약물복용선수들에게 시원하게 일침을 날렸다’는 이유다. 반면 ‘킹이 상대선수를 지나치게 비하했다’며 민감해하는 반응도 있다.
킹의 일침은 금지약물복용으로 징계를 당한 적이 있는 쑨양과 박태환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쑨양은 200m 자유형에서 아시아 최초로 금메달을 따내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반면 박태환은 200m와 400m 자유형에서 모두 예선 탈락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율리아 에피모바(좌), 릴리 킹(중), 캐서린 메이리(우)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