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싸귀’ 옥택연, 어느새 전천후 연기자가 됐다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6.08.09 14: 00

그룹 2PM의 옥택연 말고, 배우 옥택연으로 그가 쌓아 온 출연작들은 의외로 상당하다. 연기 데뷔작이자 인생작이었던 ‘신데렐라 언니’ 이후에도 활발히 활동했던 옥택연이었지만, 그가 가진 잠재력을 폭발시키지는 못했던 상태였다. 그런 옥택연이 ‘싸우자 귀신아’를 통해 한층 발전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드라마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옥택연이 tvN ‘싸우자 귀신아’에서 맡은 역할은 대학생 퇴마사 박봉팔. 캠퍼스 안 뭇 여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뛰어난 외모와 우수한 성적을 자랑하지만, 스스로 세상을 왕따시킨 ‘자발적 아웃사이더’다.
외모 설정으로만 봤을 때는 옥택연이 뭘 더 연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박봉팔은 그에게 맞춤 배역이다. 원체 무표정과 웃을 적의 차이가 큰 옥택연은 웃지만 않으면 쉽게 자발적 아웃사이더들 특유의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십 년 가까이 무대 위에 올라 카리스마를 내뿜어야 했던 터라 강렬한 눈빛도 이미 준비돼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섬세한 감정 표현 뿐. 옥택연은 박봉팔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안하무인, 선천적 무뚝뚝함, 내면의 깊은 상처, 냉정함, 귀신이 보이는 눈을 떼겠다는 목표를 향한 갈망 등 다양한 느낌을 선사해야 했다. 이 와중에 극 중 현지(김소현 분)과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의 과정도 담백하게 그려야 하는 상황. 전형성이 있는 캐릭터가 아닌지라 고난도의 연기였다. 배우 옥택연으로서는 도전적 경험이었을 듯하다.
다행히도 ‘싸우자 귀신아’ 속 옥택연의 연기 시도들은 대개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겉으로는 잔잔해 보이지만 마음 속으로는 엄청난 감정의 동요를 겪는 봉팔을 담담히 표현했을 뿐 아니라, 듬직해 보여도 가끔은 대학교 2학년 남자 다운 철 없고 순수한 모습까지 담아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것이 사실. 특히 김소현과의 러브 라인은 옥택연의 주특기가 멜로였음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드라마 속 현지를 좋아하게 되기 전부터도 옥택연의 눈은 멜로 연기를 하고 있었다. 시청자들이 이들의 애정전선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둘을 응원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그래서 시도때도 없이 ‘멜로 안구’를 희번득대냐 하면, 힘 풀 때는 확실히 푼다. 다만 현지를 지그시 바라보는 봉팔의 시선만은 일정한 감정을 유지했다. 이를 통해 현지가 봉팔을 좋아하게 된 이유만은 분명히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유독 클로즈업이 많은 ‘싸우자 귀신아’지만, 이는 옥택연의 풍부해진 표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연출로 작용했다. 연기 경력 7년차에 다시 만난 인생 캐릭터 박봉팔을 통해, 옥택연은 전천후로 감정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의 시작점에 올라선 듯하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싸우자 귀신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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