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연기대상 욕심 없다고 손사래 친 이유 [대기실습격②]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8.09 10: 30

(대기실습격①에서 이어집니다.) 2002년 SBS 일일시트콤 '대박가족'을 통해 데뷔한 남궁민은 올해 그 누구보다 바쁜 배우로 손꼽힌다. 지난 해 방송된 SBS '냄새를 보는 소녀'를 시작으로 '리멤버', '미녀공심이'를 성공적으로 이끈 것은 물론 '닥터스'에 특별출연하며 지금까지 탄탄하게 쌓아온 연기 내공을 폭발시키고 있다.
소름돋는 악역에서 가슴 설레는 사랑꾼으로 변신하더니 이제는 아빠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 '천의 얼굴'임을 제대로 입증해냈다. 출연하는 매 작품마다 기대 이상의 연기력과 존재감을 뽐내는 그를 보고 있자면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특히 짧은 시간 동안 전혀 다른 색깔의 캐릭터를 전혀 이질감 없이 연기해낼 줄 아는 남궁민의 장점 중 하나는 그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담아내는 눈빛과 표정이다.
순식간에 돌변하는 악인의 눈빛, 공심이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달달한 눈빛, 두 아들 앞에서는 강해보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어 절망이 가득했던 아빠의 눈빛 등 남궁민이기에 가능했던 순간들은 곧 명장면이 되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꽉 움켜쥐곤 했다.

- 남궁민이라는 배우의 장점 중 하나는 표정이나 눈빛에서 그 캐릭터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것일테다. 그 비법이 뭔가.
"배우는 진짜가 아닌 것을 연기하는 직업이라 진짜가 어떤건지, 이 사람의 진짜 감정은 무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무자비한 악인도 아니고, 한 아이의 아빠도 아니며, 동체 시력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정말 이 사람이라면 어떤 느낌일지, 그 사람이 되려고 매순간 노력하고 긴장을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카메라 앞에서만큼은 그 사람이 되어 얘기를 하고 쳐다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좋은 연기같다. 물론 계산적이기도 하고, 예민해지기도 하지만 그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대본 닳도록 많이 보면서 그 인물에 집중을 해서 그 사람이 되는 것,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항상 집중하고 긴장한다."
- 사실 '닥터스' 13회와 14회는 남궁민의 회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데 그렇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부담스럽다. 만약 제가 주인공을 하고 있는데 특별출연이 계속 나오고 하면 안 좋을 수 있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때는 그런 것도 안배한다. 상대방보다 더 빛나게 보이려면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하는지, 또 대사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도 상대와의 조화가 필요한 것이 드라마이기 때문에 분명 조절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특별출연이라 더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됐었다. '공심이'는 제가 주인공이니까 좀 더 대사를 힘있게 치려고 했었다. 하지만 '닥터스'는 너무 튀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여러가지를 감안하면서 소시민적인 부분을 많이 살리려 노력했다. 그래서 둘 다 착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다르게 생각해주신 것 같아 정말 고맙다."
- 벌써부터 '연기대상'을 염원하는 시청자들의 응원의 목소리가 크다. 혹시 기대를 하고 있나.
"만약 주신다면 받고, 안 주신다고 해도 괜찮다. 상받는 것이 싫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연기 대상이 꼭 순수하게 연기만 잘한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만약 연기력만 따져서 주시는 상이라면 꼭 받고 싶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면 못 받아도 이해할 수 있고 큰 욕심도 없다. 그리고 아직은 정말 괜찮다. 더 좋은 연기 보여드릴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연기를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때가 오면 그 땐 상이 받고 싶다고 말하겠다. 아직은 욕심같은 건 전혀 없다."
- 지금껏 참 많은 작품 속 캐릭터도 다양하게 만났는데 앞으로 어떤 걸 더 해보고 싶나.
"전에는 역할을 많이 따라갔다. 이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하는 것이 있었는데 지금은 좋은 작가와 연출이 있는 곳이라면 어떤 역할이든 상관없다. 그렇게 생각히 바뀌었다. 애아빠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니가 해도 돼?'라고 했지만 결국엔 나쁘지 않았다. 전 연기자니까 좋은 작가와 연출이 있는 곳에서 연기만 집중해서 잘 해낸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 혹시 듣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
"연기를 잘한다는 수식어가 가장 좋은 것 같다. 가수에겐 노래 잘한다는 말이 좋고, 연기자는 연기를 진심어리게 잘 표현해낸다는 말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는 것, 이 약속은 해드릴 수 있다." (대기실습격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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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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