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쌍용 코란도 스포츠 2.2, 주름지게 차려 입고 산에 오르리?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08.09 08: 41

 쌍용자동차의 경쟁력은 ‘티볼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IMF 이후 수 차례 주인이 바뀌는 경영위기 끝에 새로이 안정을 되찾은 신호탄이 2015년 초 출시 된 티볼리이기 때문이다. 티볼리는 쌍용자동차의 명운을 걸고 태어난 만큼 상당한 디자인적 완성도를 갖췄다. 상대적으로 기존 라인업들은 한순간에 구형 디자인이 돼 버리기도 했다.
‘더뉴 코란도 스포츠 2.2(The New Korando Sports 2.2)’도 쌍용차가 지난 20년 가까이 겪었던 고난의 세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우자동차-상하이자동차-마힌드라 그룹으로 경영권이 표류하는 과정에서 ‘SUV 명가’ 쌍용자동차의 경쟁력은 크게 손상 됐다. 디자인도 그 중의 하나다.
‘더뉴 코란도 스포츠 2.2’의 출범을 접하면서 디자인에 초점을 맞출 상황은 아니다. 배기량 2000cc모델로만 운영되다가 2200cc 심장을 달게 된 게 핵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눈에 보이는 게 디자인인데 애써 부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쨌거나 아쉬운 디자인은 쌍용자동차가 향후 경쟁력을 되찾아 가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코란도 스포츠’의 활용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차가 예쁘기까지 했다면, 칼 같이 다림질 한 정장을 차려 입고 산에 오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아닌가? 휴~. 이런 생각까지 드는 이유는 역시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쌍용차 관계자도 이런 얘기를 했다. “자동차 튜닝 전시회에 출품된 코란도 스포츠를 봤더니 완전히 딴 인물이더라”라고. 그들도 한 평생을 자동차업계에 몸담은 전문가들이었다.
아쉬움을 떨치고 이 차의 용도와 가장 잘 어우러지는 산길을 올랐다. 수풀은 우거지고 길은 좁았다. 장마 초입 폭우가 쏟아진 뒤라 흙길은 파이고 군데군데 돌도 솟아 있는 험로였다. 춘천 예현병원에서 주산임도를 주파하는 6km 도로, 구곡폭포 매표소에서 문배마을 생태연못을 왕복하는 6km 구간이다.
“임자 만났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가평의 한 리조트에서 산행길까지 가기 위해 포장도로를 달릴 때와는 차가 주는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잘 포장 된 경춘로에서는 고속에서 상당한 불안감을 안겨주던 ‘더뉴 코란도 스포츠 2.2’였다.
온로드에서는 커진 배기량을 감당할 준비가 미처 덜 된 차량마냥, 기분이 붕 떠 있었다. 도로에 착 달라붙는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랬던 ‘더뉴 코란도 스포츠 2.2’가 뒤뚱거려야 하는 산길에서는 물 만난 고기였다. 육중 해 보이는 몸매로 꾸불꾸불한 구빗길을 헤쳐가는 모습은 어른 팔뚝만한 잉어가 꼬리 지느러미를 흔들며 수초 사이를 유영하는 모양과 흡사했다. SUV 명가의 초강성 3중구조 프레임 바디 기술과 4륜구동 시스템은 이런 구간에서 박수 받을만했다. 
산행을 해 본 사람들은 안다. 배 속이 든든하면 발걸음이 가볍다. 배기량 커진 e-XDi220 LET 디젤 엔진이 ‘더 뉴 코란도 스포츠’를 살랑거리는 봄처녀로 만들었다. 쌍용자동차는 이 엔진을 ‘한국형 디젤엔진’이라고 자랑한다. 연비가 높고, 힘이 좋으며 정숙하다는 뜻에서 이런 수식을 붙였다. 시승 이후에도 이를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배기량이 커지면서 2.0 모델 대비 최고 출력은 155마력에서 178마력으로, 최대토크는 36.7kg·m에서 40.8kg·m로 높아졌다. 거친 숨소리도 없이 산길을 오를 수 있는 에너지가 여기서 나왔다. 이 엔진에 붙은 LET(Low-End Torque)는 낮은 RPM에서도 최대 토크를 낸다는 의미다. 최대토크는 1400rpm(~2,800rpm)에서부터 뿜어져 나온다. 1400rpm이면 엑셀에 그냥 발을 얹어놓는 수준이다.
연비도 나쁘지 않다. 복합연비 기준 11.4km/ℓ(2WD A/T)다. 물론 산길을 오르면서 이 연비를 기대하면 과한 욕심이다. 이동거리는 짧고 토크는 많이 쓰기 때문에 연비에는 최악이다.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는 차 자체보다 활용도에 더 방점이 가 있다. 픽업 트럭과 SUV의 중간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후면 데크는 보기보다 광활하다. 그냥 눈으로만 보지 말고 직접 올라가 보면 안다. 2.04평방미터의 데크가 얼마나 넓은 지. 테일게이트에는 힌지스프링이 달려 있어 여닫기도 편하다.
확실한 목적이 있는 이들에게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는 매우 매력적인 상품이 될 듯하다. 4륜구동 시스템을 모양으로만 갖고 있지 말고 분명한 활용도가 있어야 하고, 좀더 여유를 부려 튜닝도 해보자는 이들에게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는 하얀 도화지다. 그리고 싶은 그림을 미련 없이 그릴 수 있다.
쌍용자동차도 자체적으로 커스터마이징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데크 톱, 스키드 플레이드, 너지 바, 사이드 스텝 등을 운전자의 취향에 맞춰 구현할 수 있다. 
유로6 환경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에 환경개선 부담금이 면제 되고, 화물차로 분류 되기 때문에 연간 자동차세는 2만 8,500원에 불과하다. CX5 2,168~2,512만 원, CX7 2,440~2,999만 원, Extreme 2,745만 원으로 형성 된 판매가도 픽업 마니아들에게는 더 없는 경쟁력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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