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청춘시대’ 볼펜선배 신현수, ‘연서복’이라뇨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6.08.08 17: 00

‘연서복’이라는 말이 있다. ‘연애에 서툰 복학생’의 줄임말로, 여자 후배들의 작은 호의를 ‘썸’의 전조로 착각하는 일부 인물들을 지칭하는 인터넷 용어다. 대학 생활 중 한 번은 스쳐라도 봤을 법한 이 ‘연서복’이 ‘청춘시대’에도 등장한다는 의견들이 속출하고 있다.
JTBC ‘청춘시대’는 하숙집 벨에포크를 나눠 쓰는 다섯 명의 20대 여성이 등장한다. 청춘들의 이야기에 사랑이 빠질 수 없으니, 등장인물들의 곁에 연인 혹은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 한 명씩은 꼭 존재한다. 이를테면 생활고 탓에 28살에야 겨우 졸업반이 된 윤진명(한예리 분)에게는 같은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박재완(윤박 분)이 있고, 정예은(한승연 분)은 치 떨리는 ‘똥차’ 고두영(지일주 분)과 커플이다. 이 가운데서 가장 풋풋한 것은 새내기 유은재(박혜수 분)와 복학생 선배 윤종열(신현수 분)의 연애담이다.
갓 스무 살이 됐음을 감안하더라도 유은재는 많이 소심한 편이다. 거절도 잘 못 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참고 넘어 가는 성격이다. 그런 은재 앞에 능청 끝판왕 종열이 나타났다. 연애는 커녕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도 없는 은재에게 종열과의 첫 만남은 악연에 가까웠다. 볼펜을 빌려가 놓고는 돌려 주지 않는 종열에게 은재는 참아 왔던 분노를 표출하고, 종열은 그런 은재가 눈에 밟히기 시작한다. 다른 여자 후배들은 종열과 밥을 못 먹어 안달인데, 은재는 늘 싫은 표정으로 그를 피해 다니니 반발심도 들었다.

그 때부터 종열은 좋아하는 여자애 고무줄 끊는 ‘초딩’처럼 츤데레식 애정 공세를 펼친다. 종열은 학교 식당 입구에서부터 은재를 발견하고는 그의 앞에 앉아 땅콩을 골라 내는 행동에 괜한 면박을 준다. 은재는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는 거짓말로 대화를 끊으려 하지만, 종열은 멈추지 않고 응큼한 농담도 한다. 과 MT를 가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은재의 무거운 짐을 들어 주지만, 은재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을 싫어해서 벌어지는 괴롭힘이라고 착각한다. 그 와중에 복고 패션과 기름 흐르는 말투를 자랑하는 또 다른 선배 신율빈(윤용준 분)에게 꽂힌 은재였다.
종열은 은재의 눈빛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고 오해했지만, 사실 그는 율빈을 좋아하고 있음을 깨닫고 마치 배신을 당한 것처럼 심통을 부렸다. 벨에포크에서 열릴 파티에 율빈을 초대하겠다는 은재가 못마땅했던 종열. 은재 대신 율빈 앞에선 그는 초대의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은재는 율빈에게 차인 것으로 오해한다. 종열은 이를 틈타 은재에게 술을 사 주며 자신이 하우스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생색을 냈다.
이 자리에서 종열은 은재에 대한 마음을 공개적으로 털어놨다. 송지원(박은빈 분)의 주도 아래 시작된 진실게임에서 종열은 은재와 19금 수위까지 상상을 했다며 폭탄 발언을 했다. 땅콩 안주를 집어 먹는 은재를 보고는 크게 놀라며 그를 걱정했다. 앞서 식당에서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고 했던 은재의 말을 기억했던 것이었다. 은재도 점점 종열에게 마음을 열어 갔고, 정식으로 사귀자는 말은 나오지 않았지만 연인 같은 사이가 됐다.
여기까지가 현재 은재와 종열의 진척 상황이다. ‘연서복’의 면모가 곳곳에서 목격되기는 한다. 이를테면 사람들 앞에서 은재와의 ‘19금’ 상상을 했다고 말한다거나, 은재에게 율빈의 거절 상황을 거짓으로 꾸미고 술을 사 주는 대목 등이 그렇다. 그렇지만 종열이 보여 주는 설렘은 ‘연서복’의 거부감보다 크다. 은재가 한 작은 말들도 허투루 듣지 않는 의외의 세심함, 자신의 진심을 파악하지 못하는 은재에게 돌직구를 날리는 저돌적인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새내기 시절의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중. 바람직한 덩치 차이는 덤이다.
워낙 현실적인 이야기다 보니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은재가 종열과 CC를 하지 않길 바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늘 붙어 다니는 캠퍼스 커플이 좋을 때도 있지만, 헤어지고 난 뒤에는 감당할 수 없는 후폭풍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종열에게서 은재에게 해가 될 전조는 보이지 않는다. 은재에게 키스를 하려다 귀가 새빨개지고 만 종열 본체 신현수의 혼신의 연기를 보면, 그의 순수함을 믿고 싶어진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청춘시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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