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국내지도 해외 반출 요구를 놓고 찬반 여론이 가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지난 7일 한국 블로그에서 구글 지도 서비스 분야 권범준 프로덕트 매니저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쓴 '세계 혁신의 중심지, 한국을 세계 속에 더 가깝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관심을 모았다.
구글은 권 엔지니어의 글에서 국내 지도 데이터의 해외반출 금지로 인해 지리정보기술을 잘 활용하고 있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이 닫혀있다고 설명했다.
권 엔지니어는 문답형식을 통해 구글이 지난 6월 한국 정부에 요청한 지도 데이터 반출 허가 신청과 관련한 궁금증을 해소하려 했다. 다음은 권 엔지니어의 글을 정리한 내용이다.
▲ 구글이 지도 데이터 반출을 신청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구글은 전 세계에서 제공하는 혁신적인 지도 서비스를 다른 나라에서 제공하듯이 한국에서도 제공하고 싶어한다. 또 국내 스타트업들이 구글 지도데이터 API의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해외 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해외 관광객들은 한국에서 구글 지도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곧 있을 2018 평창올림픽 등 국제행사에서도 한국 방문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에 지도서비스를 활용한 혁신 도입이 늦어지거나, 글로벌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대표 자동차 회사가 전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 기반의 자동차를 선보이고, 이를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 출시했지만 정작 한국은 그 출시 국가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이 일례다.
▲ 한국에서는 왜 구글 지도가 제대로 서비스되지 않나요
국내법에서는 국내 지도 데이터를 국외로 반출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에 국외 반출 허가를 신청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지도 데이터의 반출이 제한됨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사용자를 위해 제공할 수 있는 기능과 서비스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 3D 지도, 자동차 길찾기 등 구글의 지도서비스 기능이 제공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대중교통 길찾기 서비스만이 제공되고 있다.
▲ 구글이 한국 밖으로 지도데이터를 반출하면, 국가 안보에 문제는 없는가
구글이 반출 허가 요청을 한 지도 데이터는 현재 국내 지도서비스 업체들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것이다. 여기에는 국가안보상 민감한 지역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해당 정보는 국토지리정보원의 기본측량성과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지도간행심사를 완료한 것이다.
▲ 지도데이터가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해외의 구글 위성 이미지에 민감한 부분이 나타난다. 이것이 국가 안보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지 않은가
구글이 반출을 요청한 지도데이터나 구글 지도상의 위성 이미지들은 국가 안보에 추가적인 위협 요소를 갖고 있지 않다. 안보시설이 포함하고 있지 않다. 이들 시설은 이미 정부성과심사를 통한 지도 데이터에서는 모두 삭제되어 있다.
구글은 위성 이미지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국내법을 준수하고 있다. 즉 이를 위해 국내 전 지역에 대해 위성 이미지 해상도를 픽셀당 4m급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세계의 다른 곳들에서 제공되는 해상도에 비해 매우 낮은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를 넘어 추가적인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구글이 해외 위성 이미지 제공 업체로부터 구매한 위성 이미지들로부터 한국의 민감 지역을 삭제하라는 것이다. 구글은 사용자들에게 가능한 한 완전한 정보를 제공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더군다나 구글 지도에서 이런 지역이 삭제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이미지들은 다른 지도 서비스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 구글이 한국에 서버를 두고 지도 서비스를 하면 데이터 반출 문제가 해결되는 것 아닌가요?
한국에 서버를 둔다고 해서 지도 데이터 반출 이슈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구글은 데이터의 보안성과 서비스의 효율성 및 안정성을 위해 해당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분산, 저장하기 때문이다. 구글의 모든 서비스는 전 세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구글 지도를 포함한 구글 서비스들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공되며, 이는 구글이 사용하는 데이터가 전 세계 곳곳에 위치한 복수의 데이터센터에 저장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궁극적으로 구글이 한국 지도서비스를 한국과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하기 위해서는 지도데이터 반출 허가를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권 엔지니어는 "정부가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을 심사할 때 이 모든 점을 고려해주시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한국과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또 지금 당장의 서비스나 산업만을 생각하지 말고, 어제는 존재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아이디어도 불쑥불쑥 솟아 나와 구현될 수 있는, 그래서 우리 사용자들을 즐겁게 놀라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