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승부조작 재발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선수협은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불거진 승부조작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무엇보다 사과문 중 “승부조작이 새로 발생하는 경우 모든 선수들은 연대책임을 지고 모든 선수가 벌금을 내고, 사회봉사활동을 하도록 하겠다”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모두가 하나같은 마음으로 같은 일이 없게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선수협 회장인 이호준(NC)은 기자회견을 통해 “승부조작행위는 영원히 인생의 굴레가 된다. 발각되지 않았어도 브로커나 사설도박 관계자로부터 평생 시달릴 수 있고 다른 선량한 동료선수들을 오염시킬 수 있다. 승부조작행위가 뿌리 뽑힐 수 있도록 가담선수는 자수하기 바란다”며 가담자들의 반성과 자수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어 선수협은 승부조작 방지 및 조사 대책도 발표했다. 선수협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선수협은 승부조작 사실이 확정된 선수를 선수협 차원에서 보호하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초상권을 박탈하고, 야구와 관련된 모든 행사를 할 수 없게끔 한다. 이와 더불어 모든 선수에게 자진신고의 의무를 부과할 방침이다.
승부조작 제안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는 것만 해도 중죄가 된다. 선수협은 KBO에 제안해 이를 야구규약에 반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관련자들(브로커, 승부조작, 전과자 등)과 접촉(식사, 음주, 선물수수, 친목모임 등)하는 것만으로도 품위 유지 위반에 따르는 징계를 야구규약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승부조작이 발생할 경우 선수협은 모든 선수들에게 연대책임을 부과할 것이다. 앞으로 승부조작이 재발하면 선수협 내부적으로 20억이라는 막대한 액수의 벌금을 조성해 모든 선수들이 책임을 진다. 벌금은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한 교육과 사회공헌 활동에 쓰인다.
이와 같은 사항은 각 팀 선수들의 의견을 모은 선수협 이사진(10개 구단 주장)이 결정했다. 다시 일어난 승부조작에 대해 선수들 스스로 갖는 실망감, 그리고 그 뿌리를 확실히 뽑겠다는 선수협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nick@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