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이치로(43·마이애미)가 드디어 메이저리그(MLB) 통산 3000안타의 대업을 달성했다. 이제 이치로의 향후 거취, 그리고 통산 안타 순위에서 몇 위까지 올라가느냐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치로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 7회 1사 후 루신을 상대로 우측 담장까지 날아가는 3루타를 날리며 자신의 MLB 통산 3000번째 안타를 기록했다. 3000안타를 앞두고 타격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던 이치로는 전날 2999번째 안타를 만든 것에 이어 이날 아홉수를 훌쩍 뛰어넘고 대업을 달성했다.
중고 신인으로 2001년 MLB 무대를 밟은 이치로는 16번째 시즌에 3000안타를 달성한 MLB 역대 두 번째 선수(첫 번째 피트 로즈)가 됐다. 또한 3000안타를 3루타로 달성한 두 번째 선수(첫 번째 폴 몰리터)가 되기도 했다. 또한 미국 국적 외 선수로는 네 번째 3000안타 달성 선수가 됐고, 아시아 선수 및 비아메리카 대륙 출신 선수로는 당대 첫 기록이다.
역대 3000안타 달성자들의 평균 MLB 데뷔 연령이 만 20세 215일이었던 것에 비해,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치로의 MLB 데뷔 나이는 만 27세 162일이었다. 약 7년 늦게 MLB 선수 생활을 시작하고도 3000안타의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실제 이치로는 1만332타석 만에 3000안타를 기록했으며 이는 토니 그윈(9875타석), 스탠 뮤지얼(1만170타석), 로베르토 클레멘테(1만212타석)에 이은 역대 4위 기록이다.
역대 30번째 3000안타 클럽 멤버가 된 이치로는 아직 안타를 추가할 기회가 더 남아있다. 현재 역대 공동 29위인 이치로는 현재 수치대로라면 올 시즌 남은 50경기에서 30개 정도의 안타를 더 추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확고한 주전이 아니라 출전 시간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30개의 안타를 추가한다면 라파엘 팔메이로(3020안타)를 넘어 역대 24위권까지 올라갈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치로의 향후 거취다. 이치로는 올해를 끝으로 마이애미와의 계약이 끝난다. 클럽 옵션이 있기는 하지만 마이애미가 이를 행사할지는 불투명하다. 그가 은퇴를 선언할지, 일본으로 돌아갈지, 혹은 MLB에서 계속 선수 생활에 도전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미 MLB 현역 최고령 선수인 이치로가 주전으로 뛰기는 어렵겠지만 마이애미를 비롯, 만약 백업 임무로 이치로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치로는 제한된 임무 속에서도 여전히 세 자릿수 근처의 안타를 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했다. 아직은 현실 가능성이 낮은 이야기지만, 만약 그가 MLB에서 한 시즌을 더 뛰며 80안타를 추가할 수 있다면 역대 20위권 내에도 진입할 수 있다.
어쨌든 아시아 선수로는 첫 명예의 전당은 확실시된다. 이치로가 은퇴하는 시점에 따라 명예의 전당 입성 시점만 달라질 뿐이다. MLB 역사에 대단한 획을 그은 선수로 기억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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