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뮤직]스탠딩에그, 한여름 어쿠스틱한 반란을 일으키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8.08 07: 59

[OSEN=해리슨의 엔터~뷰]8월 첫 주, 음원 차트의 가장 커다란 이슈메이커는 스탠딩에그(Standing Egg)란 팀이다. 3일 발표한 신곡 ‘여름날에 우린’으로 멜론 등 여러 차트의 실시간 및 일간 부문 정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더걸스•여자친구•현아•비스트•트와이스 등 인기 아이돌 가수들의 히트곡들은 물론이고 장기간차트를 호령중인 “쇼미더머니” 시즌 5 발표곡들도 스탠딩에그의 노래보다 낮은 순위에 있는 것이다.
가요계 데뷔한지 6년 5개월이 된 스탠딩에그는 멤버 이름을 에그1호•에그2호•에그3호라고 할 만큼 신비주의 아닌 신비주의로 나름 두터운 마니아 팬 층을 확보하며 인디 음악계에 자리매김 중인데, 이전 노래 공개 후 2개월 여 만에 발표한 ‘여름날에 우린’이 단숨에 차트 1위를 장악할 것이란 것은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

이 계절을 담은 시즌송이라는 강점이 있긴 하지만, 어쿠스틱 음악이 여름을 제외한 다른 계절에 더 많은 사랑을 얻는다는 일반적 생각에서 벗어나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스탠딩 에그가 대중적 시각으로는 여전히 인지도가 낮은 팀이기에 이와 같은 대박 성공의 배경에 ‘음원 사재기(?) 또는 ‘음원 유통사의 막강지원(?)’ 등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도 없을 수 없다. 빠르고 경쾌한 댄스음악과 강렬하고 중독성강한 힙합사운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여름가요계에 스탠딩에그는 때 아닌 ‘반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이렇게 한여름 음원 차트에서 어쿠스틱 음악으로 이변을 일으킬 수 있었던 필연적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스탠딩에그는 2011년 4월 21일 첫 번째 EP “Standing Egg”로 자신들의 존재를 가요계에 본격적으로 드러낸 뒤 지금까지 거의 공백기간 없이 노래와 앨범을 발표해 왔다.
5장의 정규 앨범(연주 음반), 7장의 EP, 그리고 무려 21곡의 디지털 싱글을 선보이며 쉴 새 없이 창작활동을 해왔고, 특이하게도 언론매체 홍보도 거의 하지 않은 대신 오롯이 음원과 콘서트 무대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팬들과 호흡하는 시간을 가지며 그들만의 ‘어쿠스틱 음악 브랜드’를 확고하게 각인시켜 왔다.
마치 음원을 정기적으로 제조해내는 음악공장 직원들처럼(?) 6년 넘게 활동을 해왔기에 질적인 면에서 기대 이하일 것이란 의구심을 혹자들은 품게 되지만, 창작에 몰두하고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내기 위한 멤버들의 열정과 노력이 ‘믿고 들을 수 있는 어쿠스틱 그룹 스탠딩에그’란 수식어를 탄생시키게 했고 마침내 음원 차트 1위란 값진 결실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여름날에 우린’의 인기여세는 이미 발표된 다른 어쿠스틱 곡들로 그 파급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어반자카파의 ‘널 사랑하지 않아’는 한동안 주춤하다가 다시 실시간 차트 순위 10위권 내에 진입해 놀라움을 주고 있고, 어쿠스틱 감성이 듬뿍 담긴 허각과 정은지의 ‘바다’, 손진아와 샘김의 ‘여기까지’에 대한 팬들의 반응 역시 상승세다.
결코 생각지 못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으며 2016년 8월 초 화제의 중심 선상에 오른 스탠딩에그. 그들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활발한 음악활동을 통해 자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으면 하는 바람이다./osenstar@osen.co.kr
[해리슨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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