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D 은퇴 선언, “13일 은퇴 경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08 00: 03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알렉스 로드리게스(41·뉴욕 양키스)가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는다.
로드리게스는 8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이언 캐시맨 단장, 조 지라디 감독 등 구단 임직원들과 함께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로드리게스는 오는 13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탬파베이와의 경기에서 MLB 은퇴경기를 가질 예정이며, 그 후로는 구단의 특별 자문 및 인스트럭터로 활동할 예정이다. 계약 기간은 2017년 12월까지로, 그와 양키스의 잔여 계약과 일치한다.
로드리게스는 기자회견에서 "매우 힘든 날이다. 나는 야구를 사랑하고, 또 이 팀을 사랑한다. 하지만 나는 오늘 이 모두에게 작별을 고한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은퇴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어 "오늘은 자랑스러운 날이기도 하다. 나는 18세에 빅리그에 왔다. 내가 22년을 뛸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로드리게스는 "나에게 다음 세대의 선수들을 지켜볼 수 있게 기회를 준 것에 대해 스타인브레너 가문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라고 준비한 인터뷰지를 떨리는 목소리로 모두 읽어내렸다. 

한편 할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는 "그가 우리 조직에 남게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의 남은 연봉인 약 2650만 달러(올해 잔여연봉+내년 연봉)는 그대로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키스는 로드리게스가 차지하고 있었던 한 자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로드리게스는 MLB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슈퍼스타 중의 슈퍼스타였다. 1993년 시애틀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로드리게스는 1994년 시애틀에서 MLB에 데뷔했다. 이후 2001년 텍사스 이적을 거쳐 2004년에는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고 이후 10년 총액 2억7500만 달러,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계약을 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실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로드리게스는 세 차례의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2003·2005·2007)를 차지했으며 14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됐다. 10차례의 실버슬러거와 두 차례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으며 5번이나 홈런왕에 오르는 등 리그를 평정했다.
‘숫자’로만 보면 이미 명예의 전당감이다. 로드리게스는 7일까지 MLB 통산 2781경기에 나가 타율 2할9푼5리, 출루율 3할8푼, 장타율 0.550, OPS(출루율+장타율) 0.930, 3114안타, 696홈런, 2084타점, 2021득점을 기록했다. 홈런에서 MLB 역대 4위, 타점에서 역대 3위, 득점에서 역대 8위, 최다안타에서 역대 19위에 올라있다. MLB 역사상 단 3명밖에 없는 700홈런 고지까지 단 4개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두 차례의 금지약물 파동을 겪으면서 이러한 숫자들은 상당 부분 의미가 퇴색했다. 로드리게스는 2013년 시즌 후 바이오 제네시스 스캔들에 얽혀 유죄가 인정됐으며, 결국 2014년 전 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아야 했다. 이로써 명예의 전당 입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약물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추한 이미지가 화려한 숫자를 덮어버렸다.
로드리게스는 은퇴 대신 1년을 인내하는 쪽을 선택, 지난해 다시 현장에 복귀해 151경기에서 타율 2할5푼, 33홈런, 86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62경기에서 타율 2할4리, OPS 0.609, 9홈런, 29타점에 그치면서 방출설이 나돌기도 했다. 양키스도 베테랑들과 작별을 고하고 젊은 선수들을 적극 수집 및 중용하는 정책을 써 로드리게스의 자리는 더 좁아졌다.
결국 상황이 이번 결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어쨌든 약물로 얼룩진 이 천재의 공과는 이제 역사의 판단을 남겨두게 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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