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기간보다 체감상으로 더 길었던 두산의 연패가 끝났다. 집중력으로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두산은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2-7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4연패를 탈출하면서 시즌 성적 62승38패1무를 기록하게 됐다.
두산은 올시즌 3번째 4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최근 두산이 당하고 있는 4연패는 이전의 4연패와는 다가오는 무게가 달랐다. 4연패 포함해 두산은 최근 10경기 2승8패에 빠져 있었고 전날(6일) 롯데에 패하고 2위 NC가 한화에 승리를 거두면서 116일 만에 1위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 것. 1위에 올라 있으면서 끝없이 질주했던 피로도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듯 했다.
경기 전 두산 관계자는 "폭염 때문에 선수들의 입맛이 없는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더 잘먹어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이내 "승리만 하면 괜찮아질 것이다"며 애써 웃었다. 결국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방법은 연패를 끊어내는 승리 밖에 없었다.
두산은 연패 탈출을 위해 집중력을 과시하며 다시금 일어섰다. 1회 허경민의 투런포로 주도권을 잡은 뒤 2회에는 양의지의 홈런과 허경민의 적시타로 2점을 더 추가했다. 3회에도 쉬지않고 몰아쳤는데, 2사 2,3루에서 상대 폭투와 오재원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냈다. 2회 허경민의 적시타와 3회 뽑아낸 2득점은 모두 2사후 집중력을 잃지 않은 가운데 만들어낸 결과였다.
롯데가 3회말 저스틴 맥스웰의 투런포로 추격에 나선 가운데 4회초 공격에서 곧장 달아나는 점수로 롯데의 맥을 못추게 했다. 허경민의 2루타에 이어 민병헌의 중견수 뜬공, 김재환의 2루수 땅볼로 간단히 1점을 뽑아내 롯데의 사정권에서 다시 벗어났다.
결국 두산은 6회초 4점을 뽑아내면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여기서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건우는 롯데 이명우와 끈질긴 10구 승부를 펼치면서 달아나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건우의 집념이 이끌어낸 결과였다. 이후 2사 만루에서 홍성흔이 다시 한 번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2사후 득점을 일궈냈다.
타선에서의 집중력은 마운드에 있던 유희관에게까지 전염됐다. 유희관은 이날 놀라운 집중력으로 롯데 타선을 상대했다. 3회 맥스웰에 투런 홈런, 그리고 6회 정훈에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4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유희관은 위기때마다 제구력을 더 끌어올리면서 롯데 타자들을 제압했다.
7회까지 115개의 공을 던졌는데 특히 7회가 압권이었다. 선두타자 이여상을 실책성 플레이로 1루에 내보낸 뒤 2루 도루까지 허용하며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유희관은 손아섭과 김주현, 맥스웰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책임감을 다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9회말 불펜진이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추격을 허용했지만 전체적으로 투타의 집중력은 모처럼 조화를 이뤘고 연패 탈출을 일궈낼 수 있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