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이들이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한해 농사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외국인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외국인 투수가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수준"이라며 "외국인 투수가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 주고 토종 선발들이 뒤를 받치는 게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가장 좋은 예. '외국인 원투 펀치'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이 선발진의 기둥 역할을 맡고 장원준, 유희관 등이 3,4선발 역할을 맡으며 나란히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는 두산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비결이기도 하다.
삼성은 올 시즌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했다. 지난해 10승 고지를 밟았던 알프레도 피가로와 타일러 클로이드 대신 앨런 웹스터와 콜린 벨레스터를 영입했다. 류중일 감독은 "웹스터와 벨레스터가 25승 이상 합작해줄 것"이라고 잔뜩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쉬움이 더 컸다. 정규 시즌 3차례 등판 모두 패했던 벨레스터는 오른쪽 팔꿈치 부상까지 겹쳐 일찌감치 퇴출 통보를 받았다. 벨레스터 대신 아놀드 레온을 영입했으나 어깨 부상으로 인해 재활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웹스터는 한동안 부진의 늪에 빠지기도 했지만 150km대 강속구를 앞세워 4승 4패(평균 자책점 5.70)를 거두며 기대를 모았다. 6월 5일 대구 한화전서 베이스 커버를 하다가 오른쪽 종아리를 다쳤다.
예상보다 재활 기간이 길어져 결국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웹스터의 대체 선수로 한국땅을 밟은 요한 플란데는 제 몫을 해주고 있다. 3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라 2승(평균 자책점 3.93)을 기록 중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13년 이후 3년 만에 10승 외국인 투수 배출에 실패하게 된다. 삼성은 6일 현재 9위에 머물러 있다. 외국인 투수가 제 몫을 해줬다면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터.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올 시즌이다. /what@osen.co.kr
[사진] 콜린 벨레스터-앨런 웹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