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2군' 허도환이 느낀 1군의 소중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8.07 07: 08

한화 허도환, 1군 복귀 후 공수 맹활약  
폭염에 2군 생활, 6시30분 경기 기다려
"6시30분 경기를 항상 기다렸다". 

한화 포수 허도환(32)은 올 시즌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조인성의 종아리 부상으로 지난 4월13일 시즌 첫 1군 등록됐으나 조인성이 돌아온 5월8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어 6월12일 등록 이후 5일 만에 말소되며 40일 동안 폭염 속에서 2군 생활을 했다. 
올 시즌 2군 퓨처스리그에서 허도환은 46경기에 출장했다. 육성선수로 넥센에 입단한 2011년 28경기를 넘어 가장 많은 퓨처스 경기 출장 기록. 부상이 아닌 이상 대부분 시간을 1군에서 뛰었던 허도환이었기에 2군 생활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그래도 의욕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허도환의 퓨처스리그 성적은 106타수 37안타 타율 3할4푼9리 4홈런 30타점 22볼넷 11삼진 OPS .994. 꾸준한 활약을 바탕으로 다시금 1군의 호출을 받은 허도환은 차일목의 허리 부상으로 최근 3경기 연속 선발 마스크를 썼다. 3경기 모두 2루타를 터뜨리는 등 4개의 2루타를 포함해 12타수 5안타 2타점으로 하위타선의 복병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허도환은 "타격에 있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오히려 타격 밸런스는 초반보다 별로인데 운이 따라 좋은 타구가 나오는 것 같다"며 "다른 것보다 2군에서 오래 생활하며 느낀 것들이 많다. 초심이나 무심은 아니고, 그저 6시30분 경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퓨처스 경기는 대부분 오후 1시에 치러진다. 가끔 이동일에는 오전 11시에 하거나 무더운 날 오후 6시 경기도 하지만, 대부분 해가 쨍쨍한 오후 1시에 열린다. 2군 주전 포수로 나선 허도환도 예외없이 무더위와 싸워야 했다. 폭염 속에 무거운 포수 장비를 착용한 채로 앉았다 일어 섰다를 반복했다. 
허도환은 "요즘 같은 날 오후 1시 경기는 정말 힘들다. 경산에서는 최고 36도에도 경기를 했다. 잘못하면 쓰러질 수 있는 날씨 속에서 2군에 있는 선수들이 정말 고생한다는 것을 느꼈다. 6시30분 경기를 꼭 다시 하고 싶다는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 선수들을 생각해서라도 2군 경기 시간 변경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길었던 2군 생활을 돌아봤다. 
하지만 고된 2군 생활을 통해 1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허도환은 "2군에 오래 머물면서 그동안 가보지 못한 함평·강화·익산 등 여러 구장을 처음 가봤다. 힘들어도 재미있게 지냈고, 나름대로 느낀 것도 많았다"며 "1군에 다시 올 줄 몰랐는데 9월까지는 계속 있고 싶다"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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