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허프와 한화 서캠프, 같은 날에 KBO 데뷔전
LG 내부평가와 최근 성적에선 허프가 서캠프보다 우위 점해
“서캠프도 예전부터 리스트에는 있었다. 그러나 우선순위는 낮았다. 애초에 우리가 서캠프를 데려올 확률 또한 굉장히 낮았다.”
LG 트윈스 좌완 선발투수 데이비드 허프(32)가 네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다. LG는 7일 잠실 kt전에 선발투수로 허프를 예고했다. 이로써 허프는 팀 5연승과 후반기 첫 번째 3연전 싹쓸이의 임무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허프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4경기 17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 중이다. KBO리그 첫 등판은 워밍업 차원에서 불펜에서 나섰고, 이후 3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구속과 제구를 겸비한 만큼, 빠른 템포의 공격적인 투구로 마운드를 지킨다.
하지만 허프는 최근 등판에선 최악의 불운과 함께 조기강판됐다. 지난 2일 잠실 두산전서 내야진의 런다운 미스와 주루방해가 연이어 터지며 선취점을 내줬다. 다음 타자를 상대로는 자신이 타구를 잘 잡았음에도 공을 송구하지 못하며 더블플레이 기회를 허무하게 놓쳤다. 결국 3회말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서 내려갔고, 비자책 8실점이라는 쉽게 보기 힘든 기록을 남겼다. 허프 입장에선 이번 kt전을 통해 지난 등판의 악몽을 탈출, 확실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비슷한 시기에 한국무대를 밟은 한화 좌완 선발투수 서캠프와의 비교다. LG와 한화는 올해 스프링캠프 기간까지도 외국인선수 영입을 완료하지 못한 유이한 팀이었다. 당시 두 팀 모두 우투수보다는 좌투수 영입에 무게를 뒀다. 특히 LG는 허프와 서캠프 모두를 리스트에 올려뒀다. 한화 역시 리스트에 들어간 투수들의 면면이 LG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올 시즌 개막 시점에선 허프와 서캠프 모두 한국이 아닌, 메이저리그를 바라봤다. LG의 경우, 시즌 개막에 앞서 허프를 영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허프가 작년 9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것을 감안해 허프를 시즌 중 교체카드 정도로 생각했다. 개막에 앞서 한화는 우완 마에스트리를, LG도 4월 중순 우완 코프랜드를 데려왔다. 양 팀 모두 좌투수를 희망했으나 결과는 우투수가 됐다.
공교롭게도 마에스트리와 코프랜드 둘 다 KBO리그 적응에 실패하며 방출됐다. 때문에 한화와 LG는 이전에 세웠던 좌투수 영입 계획을 다시 펼쳤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한화는 서캠프를, LG는 허프를 영입하게 됐다.
당시 LG 구단 관계자는 허프 영입과 관련해 “우려했던 수술 후유증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한 스카우트가 현지에서 꾸준히 경기를 지켜봤고, 구속도 150km까지 회복한 상태다”고 밝혔다. 덧붙여 한화가 영입한 서캠프에 대해선 “서캠프도 예전부터 리스트에는 있었다. 그러나 우선순위는 낮았다. 애초에 우리가 서캠프를 데려올 확률 또한 굉장히 낮았다”고 전했다.
LG가 서캠프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이유는 구위다. LG 구단 관계자는 “서캠프가 좌투수란 이점은 분명 있으나, 구위가 한국무대 타자들을 이겨낼까란 의문이 들었다. 반면 허프는 150km를 던지는 투수다. 서캠프보다 허프를 더 높게 평가했고, 우선순위도 더 높은 자리에 있었다”고 밝혔다.
허프와 서캠프는 7월 14일 잠실구장에서 함께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서캠프가 선발 등판, 허프는 불펜 등판했는데, 당시만 해도 둘의 평가가 크게 차이나진 않았다. 서캠프는 4⅓이닝 2실점(1자책)했고, 허프는 1⅔이닝 1실점했다.
데뷔전 다음부터 둘의 성적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허프가 꾸준히 평균자책점을 낮추고, 동료들로부터 신뢰도 얻고 있는 반면, 서캠프는 3경기 연속 고전하고 있다. 갈수록 투구 내용이 안 좋다. 7월 26일 SK전에서 6이닝 5실점, 7월 31일 두산전에서 2이닝 6실점, 지난 6일 NC전에선 1이닝 5실점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LG가 예상한 것처럼, 서캠프는 구위로 KBO리그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패스트볼이 커트 당하고, 타자와 승부가 길어지다가 볼넷을 범한다.
한화는 6일 NC전에서 서캠프의 경기 초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며 3-11 완패를 당했다. 반면 LG는 6일 kt전에서 4-1로 승리했고, LG가 한화를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양 팀 다 목표는 5위권 진입. 허프와 서캠프의 활약에 따라 목표달성 여부도 결정될 수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