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후반기 선발야구로 상승세...순위도 한 계단 상승
그러나 불펜진 가용자원 부족...불펜 강해져야 5위권 진입 가능
막강 선발진의 기운이 불펜진에도 전달될 것인가.
LG 트윈스가 후반기 마운드를 앞세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G는 지난달 19일 후반기 첫 경기부터 지난 6일까지 총 17경기를 치르며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 이 부문 1위에 자리 중이다. 후반기 전적 10승 7패로 KIA(11승 6패)와 NC(9승 6패)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다.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선 8위에 자리했으나, 6일 잠실 kt전 승리와 함께 7위로 올라섰다. 4위와의 승차도 6경기에서 3.5경기로 줄였다.
그야말로 선발야구의 위력이다. LG는 후반기 선발진 평균자책점 3.93으로 이 부문 독보적인 1위에 올라있다. 2위 넥센의 4.42와 약 0.50점 차이가 난다. 후반기 들어 류제국과 소사가 2승씩 올렸고, 우규민과 임찬규, 그리고 허프는 후반기 평균자책점 3점대 이하를 찍고 있다. 특히 임찬규는 지난 2번의 선발 등판서 총 10⅔이닝을 소화하며 4실점,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우규민은 지난 6일 5승을 올린 후 “찬규가 합류하면서 선발진에 신바람이 불고 있다. 제국이 형도 잘 하고 허프도 좋은 공을 던지다. 어제는 소사가 잘 던져줬다”며 “이러면서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 팀 전체 분위기도 정말 좋다”고 웃었다. 우규민은 전반기 극심했던 슬럼프에서 탈출, 후반기 4경기 중 3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던 1경기도 갑작스러운 손가락 저림 증상이 원인이었다.
안정된 선발진은 144경기 마라톤에서 가장 큰 무기다. 2011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매 시즌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과 선발승에서 상위권에 있었다. 신생팀에서 신흥강호로 올라선 NC 역시 2014시즌부터 선발투수들의 호투를 통해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NC와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산은 올 시즌 선발진 평균자책점 4.09로 이 부문 리그 1위다. 이미 선발투수 4명이 두 자릿수 승을 올렸을 정도로 뛰어난 선발진을 구축했다.
하지만 선발진이 모든 것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불펜진이 선발진과 박자를 맞춰야 최소 실점 경기가 가능하다. LG는 후반기 불펜진 평균자책점 6.49로 리그 9위, 선발진과 불펜진이 극심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불펜진에 셋업맨 김지용, 마무리 임정우 외에는 확실한 카드가 부족하다. 좌투수 윤지웅과 진해수가 시즌이 흘러갈수록 좋아지고는 있으나, 더 꾸준해야 한다. 불펜진의 기둥 역할을 해왔던 이동현은 2군에 있다. 작년부터 김지용과 함께 기대를 모았던 최동환과 이승현은 경험과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이와 더불어 신승현 봉중근 최성훈 유원상도 1·2군을 오가는 불펜투수들이다. 이중 신승현이 1군 복귀 후 건재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LG 불펜진도 양질의 진영을 갖추게 된다. 시범경기까지 임정우와 마무리투수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한 정찬헌도 시즌 막바지 복귀 가능성이 있다. LG 입장에선 누가 되든, 앞서 나열한 불펜투수 중 한 두 명이 김지용과 같은 구세주이기를 바랄 뿐이다.
일단 양상문 감독은 전반기 5선발로 자기 역할을 했던 이준형을 불펜진에 넣었다. 임찬규의 활약으로 선발진 5자리가 꽉 찬 만큼, 이준형을 불펜진 구원카드로 낙점한 것이다. 이준형은 올해 첫 불펜 등판이었던 지난 4일 두산전에서 2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반기보다 향상된 구속이다. 146km 이상을 찍으며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
LG가 2013시즌과 2014시즌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결정적 원인도 선발진과 불펜진이 조화를 이룬 강한 마운드였다. 2016시즌에도 가을잔치 티켓을 얻으려면, 당시처럼 선발과 불펜이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선발진이 유지되고 불펜진이 반등하면, 충분히 5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