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수' 이치로의 토로, "타석 설 때마다 부담"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8.07 05: 53

메이저리그 역대 30번째 통산 3000안타에 2안타 만을 남겨놓고 있는 스즈키 이치로(43, 마이애미 말린스)가 좀처럼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고 있다.
이치로는 지난달 29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안타를 기록한 뒤 6일 기준 7경기에서 11타석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치로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팬들이 기립해 그의 기록 달성을 기다리지만 '안타 머신'에 걸맞지 않은 침묵이 길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마이애미 지역지 '선 센티넬'은 6일 "이치로가 지금까지는 없던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치로의 심경을 직접 전했다. 이치로는 이 매체에 "타석으로 향할 때마다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이런 경험이 없을 것 같다. 팬들이 성원을 보내주는 것을 보며 안타를 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치로는 마이애미로 둥지를 옮긴 뒤 4월 월간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고 5월에도 3할1푼6리, 6월에는 3할6푼8리를 기록하며 3000안타를 위한 남은 숫자를 빠르게 지워왔다. 하지만 7월 2할5푼으로 침묵이 시작된 데 이어 8월에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치로는 "대타로 나서는 것 역시 가장 힘든 점 중 하나다. 타석에 들어서면 모든 팬들이 일어나 뜨겁게 응원하며 안타를 기대한다. 기립박수를 받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타 상황에 대한 중압감을 표현했다. 올 시즌 이치로는 대타 타율 2할3푼8리에 그치고 있다.
마이애미는 세 명의 출중한 외야수가 활약 중이기 때문에 이치로는 이적 당시부터 제4의 외야수로 기용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은 기회에서 안타를 쳐야 한다는 부담감은 '타격 기계'마저 굳게 만들었다. 이치로는 언제쯤 3000안타를 기록하며 부담을 떨칠 수 있을까.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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