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후반기 들어 뒷심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넥센은 지난 4일 고척 SK전에서 접전 끝에 6-7 패배를 당했다. 6회 리드를 빼앗긴 뒤 아쉬운 실책과 7,8회 두 차례 병살타가 나오면서 점수차가 벌어졌고 9회 한 점차로 추격하는 서건창의 투런포가 터진 뒤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석패를 안았다.
3일 경기에서도 뒤집고 뒤집히는 혈투 끝에 8회 최정에게 결승 투런포를 허용하며 5-7 패배를 당했던 넥센이다. 넥센은 연이틀 SK에 아쉽게 패했다. 올 시즌 SK와의 상대 전적도 3승패까지 벌어졌다. 후반기 넥센 성적은 6승8패로 5할 아래에 머무르고 있다.
전반기를 48승1무36패의 훌륭한 성적으로 마친 넥센이었기에 아쉬움이 큰 성적이다. 넥센은 전반기 역전패가 최소 3위(16패)였고 역전승은 2위(24승)였다. 필승조가 모두 지난해와 다른 새 선수들로 구성됐지만 김상수, 이보근, 김세현으로 이어지는 86~87년생 트리오와 오재영, 마정길 등 베테랑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는 역전패가 6번으로 두산(7패) 다음으로 많다. 역전승(3승)은 6위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 3일 사직 롯데전에서 2경기 연속 끝내기 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여기에 SK전 2연패의 후유증도 크다. 특히 7회까지 앞선 경기를 2차례나 내주며 2패 이상의 타격을 안았다.
이는 사실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하는 결과다. 김상수는 2008년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그것도 부담큰 필승조로는 처음 나서고 있다. 이보근은 2년간의 공익 생활을 마친 공백을 감안해야 하고 김세현은 마무리로 뛰는 첫 시즌이다. 모두가 지금까지의 활약만으로도 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팀이 예상을 뛰어넘는 3위라는 성적을 질주하면서 이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전반기의 질주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주문은 이들에게 더욱 큰 부담이 돼 돌아올 수 있다. 특히 전반기 눈에 띄게 활약한 토종 선발들 역시 같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불펜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타선 역시 후반기 팀 타율은 3할5리로 전체 2위에 올라 있지만 같은 기간 병살타가 17개로 10개 팀 중 가장 많다. 결과적으로 득점은 7위(87점)에 불과하다. 유기적인 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에 절묘한 미스플레이가 나오면서 흐름을 끊거나 수비에서 실책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양훈이 선발진에서 유망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박주현이 불펜의 숨통을 틔워준다면 넥센이 시즌 끝까지 달릴 수 있는 추진력을 다시 얻을 수 있다. 타선에서도 서건창(.355), 박동원(.326) 등의 타격감 상승이 긍정적이다. 넥센이 남은 경기에서 어떤 '기적'을 더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