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수 노경은(32)이 친정팀 두산을 상대로 혼신의 투구를 펼치며 비수를 꽂았다.
노경은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5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4볼넷 1탈삼진 1실점 역투로 시즌 2승(8패)째를 수확했다. 노경은의 역투에 힘입어 롯데는 11-1로 완승을 거뒀다.
노경은은 지난 5월31일 고원준과 맞트레이드 되어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트레이드가 되기 전, 노경은은 두산의 계륵이었다. 구단에 임의탈퇴를 요청했다가 다시 철회하는 소동을 빚었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발언을 통해서 노경은의 두산 내 입지는 좁아졌다.
결국 두산에서 발 디딜 곳이 사라진 노경은은 롯데에서 새로운 선수 인생을 설계해야 했다.
일단 올해 노경은은 두산에서 좀처럼 선발진에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이었다. 구위와 자신감 모두 떨어진 가운데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롯데는 이러한 노경은에 시간을 주면서 선발 기회를 다시 부여했다.
하지만 노경은은 선발진에서도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롯데 이적 이후 7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6.25의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그런 가운데서 친정팀인 두산을 맞이하게 됐다. 노경은으로서는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였다. 반대로 얘기하면 노경은의 존재가치가 친정팀을 상대로 급전직하 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하지만 노경은은 친정팀을 상대로 혼신의 투구를 펼쳤다. 1회와 6회를 제외하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스스로 이를 극복하는 저력을 보였다. 노경은이 마운드 위에서 보여준 결의는 고스란히 두산 타자들에게 전달됐고, 두산은 노경은의 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 노경은은 공격적으로 두산 타자들에 밀고 들어섰다. 스트라이크 46개, 볼 39개로 제구는 썩 좋지는 않았지만 요령껏 맞춰잡는 투구로 투구수를 조절해나갔다. 포심 패스트볼은 23개를 던진 반면, 투심 패스트볼을 17개 던지면서 8개의 땅볼 을 만들어냈다. 슬라이더(26개), 커브(10개), 포크볼(9개)도 구사했다.
결국 이날 노경은은 6이닝 85개라는 적절한 투구수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다. 롯데로 이적 이후 3번째 퀄리티 스타트.
노경은은 보란듯이 친정팀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그리고 비수를 꽂으며 친정 두산을 4연패 수렁에 빠뜨리게 만들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