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와 프로야구 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공동으로 '선수 여러분계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승부조작 자진신고 호소문을 각 구장에 배포했다.
KBO와 선수협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선수들이 얼마 남지 않은 자진신고 기간 안에 승부조작을 뿌리 뽑아주기를 호소했다.
KBO는 오는 12일까지를 승부조작 자진신고 기간으로 설정했다. 자진 신고 및 제보 기간으로 삼고 이 기간 죄를 고백한 당사자에게는 영구 제명 대신 사안에 따라 2-3년간 관찰기간을 두고 추후 복귀 등의 방식으로 제재를 감경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자진신고 기간 이후에 승부조작에 관여한 선수가 나올 경우, 영구제명 징계를 내릴 계획이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이며 KBO는 6일 경기가 열린 5개 구장 덕아웃에 이 호소문을 부착한 상태다.
선수 여러분!
현재 프로야구는 승부조작이라는 불신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있습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기분으로,
800만 관중을 바라보는 국내 제일의 스포츠라는 사실이 국민 앞에서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이 어려운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승부조작과 불법 베팅 등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사실이 있는 선수는 하루빨리 자진신고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나 하나쯤은 안 걸리겠지 하는 생각이 가장 위험한 생각입니다.
또한, 동료의 위법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감싸준다며 신고하지 않는 행동은
오히려 절벽 앞에 마주해 있는 동료를 벼랑 끝으로 떨어뜨리는 행동입니다.
선수 여러분!
프로야구는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만들어가고 가꾸어야 할 터전입니다.
지금 신고하지 않으면 평생을 검은 손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고
평생 손에서 야구공을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프로야구를 뒤덮고 있는 검은 장막의 실체를 걷어낼 수 있을지는 바로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지금 신고하면 정상참작이 됩니다.
여러분이 평생을 해온 야구를 2, 3년 동안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승부조작과 불법 베팅 선수라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를
평생 가슴속에 안고 살아가서야 되겠습니까?
여러분이 어린 시절에 설레었던 마음으로 잡았던 배트와 글러브, 그리고 야구공!
흙먼지 나는 운동장에서 함께 땀 흘렸던 당신의 동료들!
여러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부모님과 당신의 가족!
마지막으로 당신을 응원하는 팬들의 목소리!
이 모든 것을 배신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선택에 프로야구의 명예와 존폐위기, 앞으로의 한국 야구 백년대계가 달려있습니다.
숨어있지 말고 떳떳하게 앞으로 나와 주시길 선수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