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휴식 후 7월 슬럼프 완벽 탈출
최근 6경기 타율 0.480 14타점 폭발
그야말로 천금의 휴식이 됐다. LG 트윈스 내야수 루이스 히메네스(28)가 하루 휴식 후 슬럼프에서 완전히 탈출했다. 무섭게 타점을 쌓으며 리그 타점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히메네스는 지난 5일 잠실 kt전에서 타점쇼를 펼쳤다. 2타점 2루타 2개 포함 3타수 3안타 5타점을 기록, 지난달 30일 마산 NC전에 이어 6일 만에 개인 통산 두 번째 5타점 경기를 달성했다.
kt 선발투수 로위와 3번 맞붙었고, 3타석 모두 득점권 찬스에서 적시타를 날리며 로위를 강판시켰다. 1회말 무사 1, 3루 찬스에서 로위의 패스트볼에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 2회말 1사 만루에선 로위의 커브에 우측으로 향하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4회말 2사 3루서도 로위의 패스트볼에 우전 적시타를 기록하며 타격쇼를 완성했다. 5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파울타구에 맞아 교체되면서 더 이상의 타점을 올리지는 못했으나, 완벽한 타격으로 팀의 12-1 대승을 이끌었다.
사실 히메네스는 7월 한 달 동안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4월부터 6월까지는 3개월 연속 타율 3할·OPS 1.000 이상을 찍다가, 7월에는 타율 1할9푼8리 OPS 0.648에 그쳤다. 모든 경기에 출장하면서 타격페이스가 떨어진 것이다. 그러자 양상문 감독은 7월 29일 NC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히메네스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경기 후반 타석에 서기는 했으나, 5월 22일 잠실 넥센전 이후 처음으로 1회부터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약 70일 만의 받은 휴식의 효과는 엄청났다. 히메네스는 7월 30일부터 치른 6경기에서 타율 4할8푼(25타수 12안타) 14타점 OPS 1.199를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으나, 타구 방향을 주목해 볼만 하다. 상대 투수의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걸치는 공을 꾸준히 공략하며 가운데와 우측으로 향하는 안타가 급증했다. 이 기간 터뜨린 안타 12개 중 5개가 좌측으로 향했고, 4개가 가운데, 3개는 우측이었다. 전체 타구 분포를 보면, 좌측 5개, 가운데 9개, 우측 8개다.
지난해까지 히메네스의 약점은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변화구였다. 그런데 올 시즌 바깥쪽 공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은 참기 시작했고,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은 최근 모습처럼 가운데나 우측으로 날렸다. 잡아당기는 스윙을 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밀어치는 모습도 보였다. 타격시 상체가 흔들렸던 나쁜 버릇을 최소화하면서 투수가 던진 공을 보다 여유롭게 지켜보고, 간결한 스윙으로도 안타를 만든다.
지난 5일 경기까지 히메네스는 86타점으로 이 부문 리그 2위에 자리하고 있다. 한화 로사리오가 91타점으로 선두인 가운데, 타점왕 경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히메네스는 LG 구단 한 시즌 최다 타점인 조인성의 2010년 107타점도 훌쩍 뛰어넘을 확률이 높다. 단순한 홈런타자가 아닌, 팀이 필요로 하는 타격을 하는 LG 역대 최고의 4번 타자로 올라섰다.
히메네스는 자신이 홈런과 타점에서 구단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은 것과 관련해 “예전부터 홈런 숫자나 타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물론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기록이지만,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3루 주자를 홈으로 부를 수만 있으면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난해보다 더 나은 타격을 하는 것을 두고 “한국에 와서 꾸준히 경기에 나가고 뛰어난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내 야구도 더 좋아지고 있다. KBO는 규모가 큰 리그는 아니지만, 정말 치열한 리그다”면서 “그래서 더 승리가 절실하다. 플레이오프에 꼭 나가고 싶다. 지금은 플레이오프 진출만 생각하고 있다. 정말로 잠실구장에서 플레이오프 경기를 뛰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히메네스는 5일 경기에서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오른 무릎을 맞고 교체됐지만, 큰 부상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은 만큼, 엔트리에서 제외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