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더위 속에서 LG 트윈스가 택한 돌파구는 휴식이었다. 그리고 이는 완벽한 해답이 됐다.
LG는 5일 잠실 kt전에 앞서 단체훈련을 하지 않았다. 자율훈련을 지시,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들만 그라운드 위에서 땀을 흘렸다. 양상문 감독은 전날 12회말 혈투를 펼친 만큼, 피로를 최소화한 채 경기에 들어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장준원, 정주현, 김용의 등이 타격과 수비 훈련에 나섰고, 다른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2연승을 달리고 있었던 만큼, 선수들 표정부터 굉장히 밝았다. 전날 호투를 펼친 선발투수 임찬규는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선배와 후배, 야수와 투수할 것 없이 모두가 단단히 뭉쳐있다. 실수하는 선수가 나오면 서로 나서서 위로한다. LG에 들어온 후 올해가 가장 분위기가 좋다”고 웃었다.
이렇게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준비한 LG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날카로운 집중력을 뽐냈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과 1루수 정성훈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으나, 이들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공수주에서 kt를 압도했다.
먼저 리드오프 김용의는 1회말 첫 타석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그라운드를 휩쓸었다. 꾸준히 1루를 밟았고, 2타점 3루타에 도루도 2개 기록했다. 뼈저린 수비실책도 호수비를 통해 지웠다. 4회초 이진영의 우측 펜스를 향하는 타구를 점프해 잡아내며 수비에서 자신감을 찾았다.
2000안타를 향해 고속질주 하고 있는 박용택은 5회까지만 경기를 소화하며 안타 2개를 추가했다. 이제 박용택은 2000안타까지 안타 10개만 남겨뒀다. 4번 타자 히메네스는 3안타 5타점으로 불을 뿜었다. 1회말과 2회말 연속으로 2타점 2루타를 날렸고, 4회말 우전 적시타로 kt 선발투수 로위를 무너뜨리는데 앞장섰다.
이천웅도 멀티히트를 쳤고, 정상호는 LG 이적 후 마침내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장준원은 경기 내내 안정된 수비를 자랑하며 넥스트 오지환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LG 타선은 5회말에 이미 10점을 냈고, 선발투수 소사는 여유롭게 이닝을 먹어갔다. 5회까지 무실점투구로 kt 타선을 봉쇄했고, 8이닝 1실점으로 시즌 6승을 올렸다.
타자들이 안타 14개를 합작한 가운데 LG는 12-1, 11점차 대승을 거뒀다. 3연승을 질주했고, 4연속 위닝시리즈도 바라보게 됐다. 체력적으로 가장 지칠 수 있는 시기지만, 컨디션 관리가 잘 이뤄지며 반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