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원 대표 "전쟁 영화, 할 수 있다면 계속하겠다" [인터뷰③]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8.09 10: 27

 정태원 태원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이재한 감독) 이후에도 전쟁 영화를 계속해 만들고 싶다고 했다. 벌써 다음 작품인 '서울수복'과 '장사상륙작전'을 구상 중인 상황. 전쟁 영화는 보통 영화보다 자본도 품도 더 많이 들어가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도 그가 전쟁 영화에 이토록 관심을 두는 이유는 뭘까? 
"전쟁이라는 소재 자체보다는 역사에 관심을 먼저 갖게 됐어요. 그런 관심을 가진지 한 10년 됐죠. 조선 시대, 고려 시대, 고구려 시대, 중국 역사와 성경 등 여러 나라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가지치기를 하다가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게 한국 전쟁에서 1,2차 대전 때의 이야기에요. 전쟁은 비극이에요. 몇 명의 정치인들의 욕심에 의해서 전쟁이 일어나고, 나머지는 다 총알받이가 돼죠. 군인도 그렇지만 민간인은 아무 이유도 없이 죽어요. 그 나라 국민이라는 이유로요. 1,2차 대전에만 1억명이 죽었다네요.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 명인데 우리 두 배 인구가 죽었으니 말 다했죠. 그 중 반 이상이 민간인이었고요. 전쟁은 인간들에게 상처만 남긴 것 같아요."
계속 전쟁 영화를 만들고 싶은 이유에는 '반전'(反戰)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도 있다. 영화를 위해서 한국 전쟁에 참전한 실존 인물들을 만나고 여러 리서치들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 것들인 듯 했다. 더불어 영화화를 할만한 숨겨진 비화들도 많았다.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싶어요. 그분들이 뒤늦게나마 세상에 알려져서 국민들이 감사하고 그런 걸 표현할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이야기를 내놓고 싶어요. 그분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가 있는 거니까요.(생략) 전쟁이 남기는 게 이런 건데,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지는 건데. 다니던 직장 건물, 다니던 길, 상점이 다 부서지니까 그런 것과도, 친한 친구, 가족과도 이별이니까 다시 또 재건하고, 하는데 엄청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정 대표는 '인천상륙작전'의 제작기를 돌아보며 "전쟁 같은 전쟁 영화를 찍었다"고 회상했다. 7월 27일 정전협정의 날 혹은 그 전·후로 개봉일을 맞추다 보니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했고, 최대한 빨리 영화를 제작해야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현장에서 심각한 부상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이런 폭발이 많은 영화는 안전 사고가 제일이에요. 걱정했는데 큰 사고 없이 끝난 게 다행스러워요. 다치면 크게 다치게 되거든요. 이런 작품을 하다보면 특히 스태프들이 부상을 크게 당하거나 심하면 죽는 경우도 생겨요. 주지를 시켜도 늘 안전사고는 발생하니까. 이번에는 우리 이정재 씨와 이범수씨 배우 두 사람이 다쳤어요. 스태프들이 크게 크게 다칠 걸 주인공들이 감수한 건지...(웃음) 이범수 씨는 다리 부상이 커서 아직도 병원 다니는 걸로 알고 있고, 이정재 씨는 손가락 골절이 왔는데 계속 병원에 다녔는데도 안 낫다가 최근에야 괜찮아졌다고 들었어요."
현재 정태원 대표는 전쟁 영화 3부작 외에도 한미 합작 영화 '블롭(The Blob)'과 '크리미널 마인드'의 한국 리메이크 작품을 준비 중이다. '블롭'은 1958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사무엘 잭슨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주연으로 거론되고 있다. '크리미널 마인드'는 역시 동명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는 작품으로 사전제작으로 촬영을 진행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정태원 대표가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자로서, 끊임없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은 뭘까? 그는 "내 주제 파악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시장의 판을 잘 읽고 지금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 
"지금 현 시점에서 나의 위치가 어딨는지를 생각하고 시장의 판을 잘 읽어야 합니다. 여기서 정체되지 않고, 또 너무 앞서가지 않는 선에서 뭘 해야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지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선진 문화들을 많이 접하고 보는 것도 중요하죠. '미드' 뿐 아니라 한류 영화 국내 드라마까지 웬만한 건 다 보는 것 같아요 . 앞서가는 나라의 시장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는 것도 중요하고요.  또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생각해요. 너무 좋은 프로젝트도 나하고 맞지 않는데 손을 대면 실패니까 잘 할 수 있는 걸 하는 거죠. 제 위치를 본다는 게 주제파악을 하는 것인 것 같아요. 어느 것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보고 한 번 그게 결정되면 뒤를 안보고 앞으로 가는 스타일이이에요. 벽이 생기면 뚫고 가든 돌아서 가든 안되는 건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요."/eujenej@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인천상륙작전'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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