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함틋', 이경희 작가의 '눈물 고문'..후에 재평가 받을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6.08.05 10: 09

"단 한 회만이라도.."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 연출 박현석 차영훈)는 철저히 이경희 작가의 작품으로 남을 전망이다. 끝없는 비극과 슬픔, 눈물. 조금의 '단내'도 허용하지 않는 이 드라마를 2016년 시청자들은 조금은 당황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평가를 받게 될까.
"준영이 을이 제발 행복하게 해주세요", "단 한회만이라도 사랑 가득한 둘의 모습을 보고싶어요" 애청자들의 간절한 아우성(?)이다.

지난 4일 방송된 10회는 한 마디로 눈물바다였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차량을 돌진시킨 노을(배수지)과 그곳에서 현준(유오성)을 구해낸 준영(김우빈). 이후 모든 게 뒤죽박죽이었다.
두 사람의 뜨거운 입맞춤은 날카롭게 씁쓸했고 최현준 살인미수로 체포된 노을과, 그런 노을을 두고 병이 악화돼 쓰러진 시한부 인생 준영의 모습을 바라보는 팬들의 가슴은 미어졌다.
노을과 사랑하며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어하는 준영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 어머니 신영옥(진경) 앞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함부로 애틋하기게 아니라 '끝없이 애달프게'다.
"숨 좀 쉬게 두 사람 좀 냅둬요"란 반응이 오버스럽지 않은 게 사실. 이쯤되면 이경희 작가의 '눈물 고문'이라고 할 만큼, 이 작가는 등장인물들과 시청자들을 감정의 벼랑 끝으로 몰고간다.
이경희 작가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고맙습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등을 집필한 스타작가. 그의 정서는 고독스럽고 정적인 슬픔으로 가득 채워져있고 주인공들은 강한 비극성을 띈다.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그의 스타일에 갑갑해하는 시청자들이 언제나 있어왔지만, 마니아층 또한 강력한 실력파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문제는 과연 그의 스타일이 2016년 현 시대 드라마 풍토와 맞을까란 사실이다. 가볍고 유쾌하고 판타지 가득한 세상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에게 다소 고답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 바로 이경희 작가의 드라마다. 물론 클래식은 언제나 어디에서도 불변의 가치를 지니지만, 그 시대 그 순간에서만큼은 외면받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함부로 애틋하게'에 대한 반응은 미온적이고 시청률 성과는 기대 이하다. 훗날 다른 평가를 받게 될 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nyc@osen.co.kr
[사진] '함부로 애틋하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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