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박지성' 류승우(레버쿠젠)가 북 치고 장구 치며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3골 1도움 2페널티킥 유도로 특급 활약을 펼쳤다.
한국이 피지전 다득점에 성공하며 산뜻한 리우 올림픽 스타트를 끊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오전 8시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서 열린 피지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서 류승우의 해트트릭과 권창훈, 석현준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8-0 대승을 거뒀다. 와일드카드 공격수 손흥민도 후반 교체투입돼 페널티킥으로 골맛을 봤다. 우승후보 독일, 멕시코와 함께 한 조에 속한 한국은 1차전서 목표했던 것을 모두 이뤘다. 승점 3을 기록한 한국은 앞서 2-2로 비긴 독일과 멕시코(이상 승점1)를 따돌리고 조 선두에 올랐다.
한국은 전반 중후분까지 피지의 텐백에 고전했다. 예상했던 그림이다. 피지는 C조 최약체다. 미지의 팀이다.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몰아치면 피지는 잔뜩 웅크린 채 역습을 노릴 공산이 컸다.
한국은 전반 31분까지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슬찬(전남), 장현수(광저우 푸리), 권창훈(수원) 등의 슈팅이 연달아 골문을 외면하거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막힌 활로를 뚫은 건 '작은 거인' 류승우였다. 홀로 북 치고 장구 쳤다. 류승우는 전반 32분 우측면서 올라온 권창훈의 크로스를 침착하게 가슴 트래핑한 후 왼발 슛으로 피지의 골망을 흔들었다. 다득점이 필요한 한국의 귀중한 선제골이었다.
류승우는 6분 뒤 한국에 추가골 찬스를 제공했다. 박스 안에서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상대의 반칙과 함께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문창진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때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류승우는 후반 들어서도 가장 날카로운 발끝을 뽐냈다. 후반 7분 아크서클 왼쪽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지체없는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손끝에 걸렸다.
류승우는 도우미 역할에도 충실했다. 2-0으로 앞서던 후반 17분 상대의 다리 사이로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하며 권창훈의 추가골을 도왔다. 류승우는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빨랫줄 같은 오른발 슛으로 4-0 리드를 안겼다.
류승우의 질주는 끝이 아니었다. 후반 26분 박스 안에서 또 한 번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번엔 손흥민이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한국의 5번째 골을 만들었다.
류승우는 이후 재치 있는 패스로 손흥민에게 일대일 찬스를 제공하는 등 활약을 이어갔다. 그는 후반 추가시간 기어코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한국의 특급 날개로 우뚝 섰다./sunday@osen.co.kr
[사진] 사우바도르(브라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