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로 트레이드한 노수광·오준혁 성장
외야수 자원 부족한 한화, 속만 쓰릴뿐
한화로선 속이 쓰릴 수밖에 없는 3연전이었다. 그것도 노수광(26)과 오준혁(24)에게 당한 것이라 더욱 그랬다.
한화는 지난 주중 KIA와 광주 원정 3연전에서 1승2패 루징시리즈를 당했다. 두 번의 8회 이후 역전패를 당하며 8월 시작이 좋지 않았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오르내림이 있기 마련이지만, 치열한 5강 싸움으로 갈 길 바쁜 한화로선 내상이 큰 3연전이었다.
또 하나 한화를 속 쓰리게 한 것은 KIA 외야수 노수광과 오준혁의 활약이었다. 3연전에서 노수광은 10타수 3안타 3득점 3도루 1볼넷, 오준혁은 11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로 펄펄 날았다. 특히 4일 경기에는 1~2번 테이블세터로 5출루를 합작했다.
이들의 활약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원래 한화 선수라는 데 있다. 지난해 5월6일 한화는 투수 임준섭·박성호, 외야수 이종환을 받는 조건으로 KIA에 유창식·김광수와 노수광·오준혁을 내주는 4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트레이드 핵심은 투수 유망주 유창식이었다.
유창식은 승부조작 자진신고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트레이드는 KIA에 남는 장사가 되고 있다. 노수광과 오준혁이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주전급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노수광은 65경기 타율 3할4리 51안타 3홈런 22타점 9도루, 오준혁은 42경기 타율 2할7푼 34안타 2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KIA 외야의 미래로 떠올랐다.
두 선수 모두 군문제가 해결된 20대 중반의 선수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외야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양성우가 5월 이후 깜짝 활약으로 주전 도약에 성공했지만 최진행의 부상 공백 등으로 한화 외야는 취약하다.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장민석과 송주호가 외야 백업을 맡고 있지만 두 선수 모두 타격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한화의 대표 젊은 외야수인 장운호도 올 시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주전급 중 누구라도 다치면 외야가 휑해진다. 떠나보낸 노수광과 오준혁의 성장이 더 크게 다가온다.
한 관계자는 "노수광과 오준혁 모두 KIA로 가서 더 많은 기회를 받으며 컸다. 특히 노수광이 이 정도로 성장할 줄은 몰랐다"며 "한화에 남았다면 지금 같은 활약을 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새로운 환경의 변화와 동기부여가 두 선수의 성장에 자극이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둘 중 하나라도 남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없지 않다. 육성선수 출신 노수광은 한화 2군에서 최고의 성실함을 자랑하는 악바리 유망주였고, 오준혁 역시 일찌감치 경찰에 입대하며 구단이 관리한 차세대 외야수였다. 아쉽게도 둘 모두 KIA로 떠나 꽃을 피우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노수광-오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