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롯데·NC·두산과 3연전 모두 위닝시리즈 달성
그러나 불펜진과 외야진 약점 노출...약점 메워야 상승세 유지
휘청거렸지만 쓰러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리며 5위권 진입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1·2위 팀과의 3연전을 모두 가져간 LG 트윈스가 변화 속에서 진화를 꾀하는 중이다.
LG는 지난달 26일에 시작된 롯데와 주중 3연전부터 3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선발진이 안정을 찾아가는 가운데, 타선도 상승세다. 김용의의 리드오프 전환 성공, 오지환의 반등, 히메네스의 슬럼프 탈출 등이 맞물렸다. 최근 9경기서 경기당 평균 6.55득점, 시즌 평균인 5.44득점보다 1점 이상을 더 뽑았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고 험하다. LG는 시즌 전적 42승 52패 1무로 승패 마진 ‘마이너스 10’을 기록 중이다. 4위 KIA와 4.5경기 차이, 5위 SK와 3.5경기 차이로 계속 가속 페달을 밟아야 가을야구를 바라볼 수 있다. LG가 고민해야할 부분들을 짚어봤다.
▲ 이준형 합류한 불펜진, 임정우·김지용 스위치?
임찬규가 5선발 자리를 꿰찬 사이, 무릎 통증에서 회복된 이준형이 불펜진에 합류했다. 이준형이 불펜진 최대 약점인 강속구 투수 부족에 해답이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준형은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구원 등판, 2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점수는 허용했으나, 145km 이상의 공을 뿌리며 6월까지 선발투수로 보여줬던 잠재력을 재현했다. 양상문 감독은 당분간 이준형을 불펜에 대기시키며 롱맨으로 기용할 계획이다.
주목할 부분은 경기 후반 불펜 운용이다. 셋업맨으로 김지용이, 마무리투수로 임정우가 나서고 있는데 둘의 위치를 바꾸는 것을 고려할만 하다. 현재 김지용은 LG 불펜투수 중 가장 안정된 투구를 펼친다. 패스트볼 구속은 145km 내외를 형성하지만, 완벽한 로케이션으로 상대 타자를 돌려세운다. 결정구로 쓰이는 슬라이더도 위력적이다. 김지용은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37⅔이닝 동안 36탈삼진 9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임정우는 여전히 기복에 시달리곤 한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서도 10회말 승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제구가 흔들리며 동점을 내줬다. 변화구의 제구가 잘 이뤄지면 편하게 타자를 잡지만, 반대의 경우 스스로 궁지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임정우는 올 시즌 46⅔이닝 동안 50탈삼진 27볼넷을 기록 중이다.
김지용은 올해 1군과 2군을 합쳐 42경기 53⅔이닝을 소화했다. 불펜진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7월부터 등판횟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투구수와 이닝도 순식간에 불어났다. 6월까지만 해도 김지용은 1군에서 11경기 15⅓이닝을 기록했었다.
이대로라면 김지용과 임정우의 체력안배와 관리를 위해서라도 필승조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최근 양상문 감독은 가장 위급한 상황에 김지용을 투입하곤 했다. 지난주에는 6경기 중 5경기에 김지용이 등판했다. 양 감독은 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김지용의 기용 방향과 관련해 “이닝이나 투구수에 신경을 쓰고 있다. 오늘은 최대한 지용이를 쓰지 않는 쪽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LG는 김지용 없이 투수 4명으로 연장 12회까지 버텼고, 승리까지 닿았다.
물론 구위와 구종의 다양성에선 임정우가 김지용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운드 위에서 드러나는 모습에선 두 투수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곤 한다. 김지용은 “체인지업을 향상시키고 싶다. 체인지업을 슬라이더만큼 던질 수 있다면 더 효율적인 투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간 투수인 만큼, 체인지업까지 세 가지 구종을 확실히 갖추는 게 목표다”고 스스로 보완점을 밝혔다. 당장은 더블스토퍼 체제로 가되, 김지용이 체인지업 완성도를 높였을 때 마무리투수로 올리는 게 모범답안이 될 수 있다.
한편 양 감독은 셋업맨으로 활약해온 신승현의 상태에 대해 "승현이는 팔의 피로 때문에 내려갔는데, 아직 피로가 남아 있는 것 같다. 오래 걸리지는 않겠지만 체크할 것이다"고 말했다.
▲ 채은성 이탈한 외야진, 앞으로 어떻게 운영?
마운드에는 지원군이 대기하고 있으나, 타선에선 커다란 조각이 빠져나갔다. 팀 내 타점 2위(66타점)를 기록 중인 채은성이 지난 4일 허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이다. 큰 부상은 아니기 때문에 열흘이 지나면 돌아올 확률이 높다. 하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LG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채은성은 모두의 예상을 뛰어 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득점권 타율 3할8푼1리로 5번 타순에서 해결사로 나섰고, 수비도 일취월장하며 LG의 새로운 주전 우익수가 됐다. 공수주 모두에서 팀에 큰 보탬이 되면서 LG 리빌딩의 주인공으로 자리했다.
일단 LG는 4일 두산전에서 좌익수에 이천웅, 중견수에 임훈, 우익수에 김용의로 외야진을 꾸렸다. 김용의와 임훈은 각각 후반기 타율 4할1푼4리, 3할7푼으로 매섭게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이천웅도 지난 6월 17일 1군 복귀 후 4월초의 활약을 재현 중이다. 이형종도 표본은 적지만 1군에서 타율 3할2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채은성의 공백이 크지만, 타격감이 좋은 외야수들을 배치하면 공격력은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
문제는 수비다. 임훈을 제외한 대부분의 외야수들이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채은성이 빠지면서 외야 두 자리가 헐거운 상태로 경기에 들어가게 됐다. 외야수비는 작은 실수 하나도 실점으로 연결된다. 안익훈을 콜업해 경기 후반 안정장치를 마련했으나, 경기 중반까지는 그저 외야수들이 수비실수를 최소화 하기를 기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 시작부터 김용의를 1루수로 기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우타자 라인의 생산성을 감안하면 정성훈과 양석환 카드를 마냥 덮어두기도 힘들다.
2군에서 퓨처스리그를 소화 중인 이병규(7번)가 타격감을 회복했다면, 이병규의 콜업이 해답이 될지도 모른다. 이병규가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현재 LG 외야수 중 좌익수 수비는 가장 안정적이다. 장타력이 있는 만큼, 공격에서 채은성의 공백까지 메울 수 있다. 이병규는 퓨처스리그 2경기를 소화하며 장타율 0.714를 기록하고 있다.
LG는 앞으로 2주 동안 5위 SK와 4경기를 치른다. 오는 9일과 10일에는 인천 원정에 나서며, 16일과 17일에는 홈에서 SK와 상대한다. 불펜진과 외야진 고민을 해결, 상승세를 SK전까지 이어갈 경우, 5위 자리가 눈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