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들이 돌아왔다.
롯데 조쉬 린드블럼과 넥센 앤디 밴헤켄이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맞대결을 가지며 명품 투수전으로 마운드를 지배했다.
린드블럼은 올시즌, 지난해 보여줬던 에이스의 위용에 한참 못미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해 13승11패 평균자책점 3.56의 성적을 남겼지만 올해는 이날 등판 전까지 6승9패 평균자책점 5.92로 부진했다.
밴헤켄은 돌아온 에이스였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58승(32패)를 기록하고 올해를 앞두고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에 진출했다. 넥센 역시 기쁜 마음으로 밴헤켄을 떠나보냈다. 하지만 밴헤켄은 일본에서 부상과 성적 부진이 겹치면서 중도 퇴단했다. 결국 넥센은 밴헤켄을 다시 영입했다. 복귀전이전 지난달 28일 두산전에서 6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역투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까지 모두 에이스의 칭호를 받았던 선수들. 올해 이들은 약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밴헤켄과 린드블럼은 지난해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2015년 8월27일 사직구장에서 맞붙었고 린드블럼이 8이닝 10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밴헤켄(6이닝 10피안타 1볼넷 6탈삼진 4실점)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초반부터 린드블럼과 밴헤켄이 지키는 마운드는 드높았다. 1회 밴헤켄이 롯데 저스틴 맥스웰이 투런 홈런을 얻어맞으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후 실점을 억제했다. 2회부터 5회 1사까지 10타자를 연속 범타로 솎아내며 경기를 지배했다. 초반 불의의 일격이 다소 아쉬웠을 따름. 빠른공 최고 구속은 143km에 불과했지만 결정구인 포크볼(34개)의 위력으로 롯데 타자들을 지배했다.
린드블럼 역시 마찬가지. 후반기부터 포심 대신 투심을 주무기로 활용하기 시작한 린드블럼은 총 57개의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며 타자들을 상대했다. 아울러 36개의 포크볼이 적재적소에 타자들 앞에서 떨어지면서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했다.
특히 1-2로 추격을 당하던 5회초 무사 1,2루에서 넥센의 중심 타선 김하성과 윤석민, 대니 돈을 3연속 탈삼진으로 솎아낸 장면은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날 린드블럼은 12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면서 자신의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했다.
밴헤켄과 린드블럼은 모두 6회까지 마운드를 버텼다. 밴헤켄은 6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린드블럼은 6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4볼넷 1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밴헤켄과 린드블럼이라는 돌아온 에이스들의 역투가 경기를 빛냈다.
그러나 이번에 린드블럼과 밴헤켄의 승부는 결판을 짓지 못했다. 린드블럼과 밴헤켄이 내려온 상황에선 롯데가 앞서있었지만 넥센이 8회 4점을 뽑아내며 5-4로 역전에 성공, 경기는 넥센이 웃을 수 있었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