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임찬규(24, LG 트윈스)가 퀄리티 스타트(QS)에 버금가는 호투를 펼쳤으나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임찬규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5⅔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했다. 피칭 막판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했으나 중반까지 두산 타선을 잘 막는 그는 불펜의 실점으로 시즌 첫 승이 무산됐다. 기록은 QS가 아니었지만, 내용은 6이닝 1실점 수준의 호투였다.
피칭 내용은 좋았다. 6이닝 가까이 소화하며 볼넷이 하나밖에 없었고, 최고 143km였던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빠른 편이 아니었음에도 체인지업을 활용해 배팅 타이밍을 흔들며 탈삼진 4개를 곁들였다. 득점권 위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시작부터 위기에 놓였으나 땅볼을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임찬규는 선두 박건우의 몸에 맞는 볼과 정수빈의 우전안타로 무사 1, 2루에 몰렸지만 김재환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병살로 엮었다. 그리고 닉 에반스를 투수 땅볼 처리해 이닝을 넘겼다.
첫 실점이 나온 것은 2회말. 1사에 김재호에게 좌측 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은 임찬규는 허경민의 중전적시타에 1실점했다. 그러나 류지혁과 박세혁을 각각 2루수 플라이, 중견수 플라이 처리해 추가 실점은 없었다.
3회말부터는 계속 무실점이 이어졌다. 3회말 두산 타선을 삼자범퇴시킨 임찬규는 4회말 몸에 맞는 볼과 안타를 하나씩 내줬지만 실점하지 않았고, 5회말 다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문제는 6회말에 발생했다. 내야의 수비 시프트를 벗어나 왼쪽을 뚫은 선두 김재환의 2루타와 홍성흔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 2루에서 임찬규는 두산의 더블 스틸 실패와 오재일의 3루수 파울플라이로 2사를 잡았다. 그러나 외야 오른쪽에 뜬 김재호의 타구를 우익수 김용의가 잡지 못해 적시 2루타로 만들어주며 임찬규는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플라이 처리됐다면 6이닝 1실점도 될 수 있었다.
93구를 던진 임찬규 대신 올라온 것은 우완 이준형이었다. 이준형이 허경민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동점 적시타를 맞아 임찬규의 실점은 3점이 됐다. 경기는 3-3이 되며 그의 승리 요건도 날아갔다. 그러나 LG는 연장 12회초 루이스 히메네스의 결승타를 앞세워 6-5로 승리하며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