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머나먼 선발승’ 라라, 약점 보완은 아직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04 21: 53

첫 선발승에 도전한 브라울리오 라라(28·SK)가 다시 한 번 고배를 마셨다. 여전히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모습이었다. 그나마 한국 데뷔 후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이 위안이었지만 아직 기대만큼의 모습은 아니다.
라라는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올 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며 9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6실점(4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 세 번째 패배를 당했다. 최근 팔꿈치 통증 이슈가 있었던 라라는 일주일을 쉬고 나와 이날 정상적인 몸 상태를 선보였다. 그러나 몇몇 약점은 이날 경기에서도 지워지지 않았다.
최고 154㎞에 이른 빠른 공은 건재했다. 투구수가 70~80개를 넘어간 시점에서도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졌다. 공 자체에 힘이 없지는 않았다. 삼성 타자들도 빠른 공에 포커스를 맞추고 들어갔지만 종종 헛스윙을 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130㎞ 중반에 이르는 빠른 커브는 좋은 짝이 될 만했다.

하지만 그 빠른 공의 제구가 아주 정교하지는 않다는 점, 그리고 빠른 공과 주무기인 빠른 커브를 뒷받침할 만한 제3의 구종은 오늘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 우려가 제기된 번트 수비 등 ‘기본기’ 문제도 이날 고비 때 발목을 잡았다. 또한 좌·우 편차가 다소 심하다는 점도 아쉬웠다. 좌우 편차야 모든 투수들에게 나타나는 문제지만 그 격차가 크다. 삼성은 기본적으로 왼쪽이 강한 팀이다. 오른쪽이 강한 팀을 만났을 때는 불안감이 더 도드라질 수 있다.
1회는 무난했다. 1사 후 박해민에게 투수 앞 번트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구자욱을 2루 땅볼로,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2회부터는 고전했다. 2회 1점을 몸에 맞는 공 하나와 안타 두 개를 맞고 1실점했다. 타선이 2회 2점을 지원했지만 3회에는 자신의 실책까지 겹치며 3점을 내줬다.
선두 배영섭에게 볼넷, 박해민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라라는 구자욱의 투수 앞 땅볼 때 실책을 범했다. 마운드 앞으로 높게 튄 타구였는데 이를 잡아 1루로 송구한다는 것이 크게 빗나갔다. 3루로 가던 배영섭은 물론 2루에 안착한 박해민까지 홈을 밟았을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악송구였다. 수비 후 송구 동작이 불안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날도 그런 문제점이 드러났다. 결국 2사 3루에서 최재원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4점째를 내줬다.
4회와 5회를 잘 막았지만 우타자에게 고전하는 양상은 여전했다. 6회 선두타자이자 이날 이미 2개의 안타를 맞았던 최재원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바깥쪽 포심패스트볼이 150㎞의 빠른 속도로 들어왔지만 높게 들어온 이상 먹잇감이었다. 라라에게는 어쩌면 오늘 밤 잊히지 않는 숙제를 준 타석일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