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네스, “골든글러브? 영광이지만 가을야구가 더 중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8.04 13: 40

홈런·타점 구단 신기록 페이스지만 신경 쓰는 기록은 에러 숫자
개인상 수상보다는 팀 승리...포스트시즌 진출만 생각
“플레이오프 진출만 생각하고 있다. 정말 플레이오프에서 뛰고 싶다.”

구단 역사를 새로 쓰고 있으나 개인 성적에는 큰 관심이 없다. 항상 ‘팀 승리’, ‘포스트시즌 진출’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런지 경기 전에는 장난기가 가득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선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어느덧 그가 없는 LG 트윈스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올 시즌 최고 타자 대열에 올라선 루이스 히메네스(28)의 이야기다. 
히메네스는 올 시즌 엄청난 숫자들을 찍고 있다. 모든 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3할1푼6리 23홈런 79타점 OPS 0.933을 기록 중이다. 35홈런 121타점 페이스로 LG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홈런과 최다타점을 올릴 확률이 높다. 7월에 타격 슬럼프에 시달렸으나, 7월 30일 마산 NC전에서 3안타를 기록하며 반등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2일 잠실 두산전에서 3타수 1안타, 3일에는 2안타 2타점으로 6월까지의 모습을 회복 중이다. 
하지만 히메네스는 자신의 타격 성적을 머릿속에 넣지 않았다. 히메네스는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예전부터 홈런 숫자나 타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물론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기록이지만,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3루 주자를 홈으로 부를 수만 있으면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히메네스는 자신의 에러수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히메네스는 “올 시즌 벌써 에러 14개를 했다. 다른 건 머릿속에 남지 않는데, 에러수는 나도 모르게 남는다.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그게 쉽지 않다. 어제 수비에서 실수한 것도 잊어야 하지만 쉽게 잊혀 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오늘 경기에서 실수하지 않고 잘 하는 게 중요하다. 오늘 꼭 이길 것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LG는 1994년 한대화 이후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없다. 히메네스에게 지금 활약을 이어가면 골든글러브 후보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하자 “한국은 골든글러브에서 공격과 수비를 모두 보는 것을 안다. 에러 14개를 했지만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영광일 것이다. 리그에 뛰어난 3루수가 정말 많은데 이 선수들과 같은 선에 있다고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히메네스의 말처럼, 히메네스를 포함해 최정 박석민 마르테 이범호 등 20홈런 이상 3루수만 5명이다. OPS 0.900 이상을 올리고 있는 3루수도 7명에 달한다. 타고투저 중심에는 핫코너에 자리한 타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히메네스는 “한국에 와서 꾸준히 경기에 나가고 뛰어난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내 야구도 더 좋아지고 있다. KBO는 규모가 큰 리그는 아니지만, 정말 치열한 리그다”면서 “그래서 더 승리가 절실하다. 때문에 골든글러브도 좋지만 승리가 더 좋다. 골든글러브를 받는 것보다는 플레이오프에 나가고 싶다. 플레이오프 진출만 생각하고 있다. 정말로 잠실구장에서 플레이오프 경기를 뛰고 싶다. 우리가 앞으로 매 경기 9이닝 내내 최선을 다한다면,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히메네스는 골든글러브 이야기를 하면서 오지환이 유격수 포지션 수상자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히메네스는 “만일 한국이 수비만 기준으로 삼아서 골든글러브를 줬다면, 이미 수차례 오지환이 받았어야 한다”며 “루틴 플레이로 수비하는 것과 모든 타구를 전력으로 따라가서 잡으려 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레인지(범위)다. 오지환은 레인지에서 최고다. 넓은 레인지 때문에 에러가 나오기는 하지만, 레인지가 작은 유격수보다 수비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오지환의 경우, 에러 숫자만으로 수비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동료를 치켜세웠다. 
덧붙여 히메네스에게 내년에 LG에서 뛸 경우, 오지환의 군입대에 따른 유격수 공백을 메울 수 있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 두달 연습하면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제대로 유격수를 해본 적이 없다. 솔직히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웃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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