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NC), 허준혁(두산) 이진영(kt) 정재훈(두산). 이들의 공통점은 2차 드래프트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2차 드래프트의 순기능을 강조하며 매년 실시하면 더 좋다고 주장했다. 현재 2차 드래프트는 2년마다 실시되고 있다.
2차 드래프트는 2011년 11월 처음으로 시행됐다. 메이저리그의 ‘룰5 드래프트’를 모델로 삼아, 2군에 머물고 있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시행됐다. 2011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차례 실시됐다.
각 구단은 40인 보호명단을 작성하고, 보호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타구단의 선택을 받아 팀을 옮길 기회를 제공했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을 비롯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옮긴 후 전력에 보탬이 된 선수들이 제법 많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자. 2차 드래프트를 매년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2군에 오래 머물고 있는 선수들은 감독으로부터 기회를 받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다. 다른 팀에서는 관심을 갖기도 한다"며 "2군에 오래 있으면 선수에게 무슨 도움이 되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2차 드래프트를 매년 실시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팀마다 감독의 성향에 따라 또는 전력 구성안에 따라 기회를 잡지 못하고 2군에 머무르는 선수들이 있기 마련이다. 소속된 팀에서는 줄곧 2군에서 뛰지만,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1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선수들이 팀마다 있기 마련이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심리로 다른 팀 2군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기도 한다.
2차 드래프트의 문제점으로 이제 갓 입단한 신인과 저연차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기회를 잡기도 전에 팀을 옮기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신인들이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 문제점에 대해서는 "현장과 구단이 상의해서 신인급 선수들은 2차 드래프트 대상에서 제외시키면 되지 않나. 몇 년째 2군에서 머물고있는 연차가 제법 되는 선수들로 한정해 2차 드래프트를 실시하면 될 것이다”고 방법을 제안했다.
유망주들을 대거 보유한 팀은 2차 드래프트에서 손해를 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행착오를 겪은 KBO는 3년차 신예 선수까지는 보호 장치를 두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내년 11월에 열리는 4번째 2차 드래프트에서는 저연차 선수들의 보호 방안이 마련될 것이 유력하다.
20대 젊은 선수들은 2군에서 성장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30대가 넘어서도 계속 2군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올해 넥센에서 전력 구상에서 제외된 서동욱이 KIA로 무상 트레이드돼 주전 2루수로 활약하고 있다. 트레이드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단들에게 2차 드래프트는 저렴한 비용으로 1.5군 선수를 영입하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2군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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