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5G ERA 7.94 블론세이브 2개로 부진
그래도 손승락이 제 모습 찾기를 기다려야
앞문이 안정된다 싶더니 뒷문이 흔들린다.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조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롯데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회말 상대의 끝내기 실책에 편승해 6-5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5연패를 탈출했다.
그러나 연패 탈출이라는 기쁨도 잠시. 여전히 고민은 계속됐다. 마무리 손승락이 다시 한 번 무너진 것.
이날 손승락은 4-4로 맞선 8회말 2사 1,2루의 위기 상황에 등판했다. 일단 위기 눈앞에 닥친 위기에서 서건창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급한불을 껐다.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타선이 1점을 뽑아내면서 손승락은 승리 투수 자격이 생겼고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잡기 위해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김하성에 내야 안타와 실책으로 1사 2루 위기를 만든 뒤 윤석민에 동점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승리 기회를 날렸다.
이후 대니 돈에 2루타를 얻어맞으며 1사 2,3루의 역전 위기에 다시 몰렸지만 김민성을 고의4구로 내보낸 뒤 대타 이택근을 삼진, 박동원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5-5 동점을 유지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9회말 롯데가 상대의 끝내기 실책에 힘입어 경기를 끝내면서 손승락은 시즌 4승(2패)째를 챙겼다. 손승락 입장에선 쑥스러운 승리 투수였다.
이날 뿐만 아니라 손승락은 후반기 들어서 여러차례 위태로운 투구로 뒷문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후반기 5경기에서 1승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7.94를 기록 중이다. 세부 지표에선 더더욱 불안하다. 피안타율 4할,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은 1.060이다.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도 2.65로 높다.
지난 7월26일 잠실 LG전 1⅓이닝 1볼넷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한 경기를 제외하곤 4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허용했다. 벌써 2차례의 블론세이브를 범했다.지난 23일 사직 한화전(1⅓이닝 1실점), 그리고 지난 29일 수원 kt전(⅔이닝 2실점)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하는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불안함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손승락을 제외하곤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맡길 투수가 없다. 고질적인 마무리 문제를 앓아온 롯데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서 4년 60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서 영입한 마무리가 손승락이다.
위태로운 뒷문 상황이지만 결국 믿을 선수는 손승락 뿐이다. 손승락마저 없었으면 롯데의 불펜진은 더욱 처참했을 것이 중론이다.
일단 손승락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실점으로 동점을 내줬어도 자신이 맡은 이닝에선 추가적으로 자멸하는 실점은 하지 않고 등판을 마무리 짓는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로 여기는 부분.
3일 경기 역시 9회초 동점 이후 1사 만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결국 그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기며 팀의 끝내기 발판을 마련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불안해진 뒷문이라도 가장 믿을 만한 투수는 손승락이라는 의미다.
구위나 로케이션의 문제는 크지 않은 편. 결국 안정을 찾고 전반기의 손승락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손승락마저 없는 롯데의 뒷문은 이제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위기가 오더라도 정면 돌파해야 한다. 후반기에는 승부를 걸 때는 걸어야 한다"며 후반기 약진을 준비 중이다. 약진의 시나리오에는 반드시 손승락이 필요하다. 현재 부진하다고 하더라도 '부동의 클로저'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라야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