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픽] 이동국의 '발리슛'이 전북에 미칠 긍정효과 2가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8.04 05: 29

냉철한 승부사 최강희 감독이 이동국과 함께 반등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전북 현대는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현대家' 더비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북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일정으로 앞당겨 열린 이날 경기서 전북은 비록 무승부에 그쳤지만 분명한 소득을 얻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서 개막 후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고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던 전북은 이날도 수비적인 축구를 펼친 울산을 맞아 시종일관 몰아쳤지만 무승부에 그쳤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일정 때문에 먼저 열리며 체력적인 부담이 컸지만 승점을 얻는 성과와 함께 선수단이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무승부를 기록하며 14승 10무 승점 52점을 기록한 전북은 함께 한 경기를 더 펼친 서울에 승점 12점차로 앞서게 됐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는 K리그 상황에서 승점 12점차는 꽤나 큰 차이다. 특히 하위권에서 추격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최상위에서 버티고 있는 힘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강희 감독은 무패행진에 대해 철저하게 선을 그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K리그 클래식이 아니라 더 높은 곳에 있다는 것.
ACL 8강에 오른 전북은 일정을 앞당기며 더욱 빡빡한 일정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저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마지막까지 상대의 수비를 헤쳐나가면서 얻어낸 결과였다.
애매한 심판판정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냉정한 플레이를 통해 이동국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종료직전 울산 문전에서 혼전이 벌어지며 전북 선수들은 핸드볼 파울을 외쳤다. 하지만 단순히 파울에 대해 집중을 한 것이 아니라 다음 플레이까지 집중했다.
오히려 빨리 위기를 벗어나야 할 울산이 실수를 범했다. 울산 골키퍼 정산이 잘못 걷어낸 볼을 김보경이 중간에서 차단했고 곧바로 돌파 후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쉽지 않은 슈팅 상황이었지만 부상서 회복한 이동국이 감각적인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득점을 뽑아냈다.
이처럼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상대를 몰아치는 '닥공'이 경기장에서 그대로 증명됐다. 집중력과 냉정함이 일궈낸 결과였다. 더운 날씨로 인해 부담이 크지만 최강희 감독을 비롯한 전북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골을 만들어 냈다.
또 이동국이 골을 넣은 것도 고무적이다. 6월말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이동국은 이날 득점으로 시즌 8호골을 기록했다. K리그 통산 188골.
지난 6월 26일 광주전 이후 약 한달만에 터트린 골이다. 특히 상대의 수비가 집중된 상황에서 이동국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골 맛을 봤다.
이동국 본인도 "개인적으로 골을 터트린 것 보다 팀이 강팀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다. 우리는 쉽게 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상황이 오늘 경기에서도 나왔다"고 말했다.
장기인 발리슈팅은 두번째 성과다. 이동국이 공격전반에서 활약할 발판을 마련한 것이 전북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비록 올 시즌 예전만큼의 위력은 아니지만 이동국은 분명 제 몫을 해내고 있다. 그리고 부상서 회복한 뒤 빠른 시간에 골을 넣은 것은 선수 개인과 팀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북 최강희 감독도 경기 후 "이동국의 몸 상태가 좋아져 고무적"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냉정함을 잃지 않는 최 감독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 의외다.
이처럼 전북은 단순히 무패행진의 숫자를 늘린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부분을 여러가지 얻게 됐다. 분명 이는 아시아 정상 등극을 노리는 전북에게 긍정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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