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중심축 흔들리며 마운드 총체적 위기
함덕주, 홍상삼, 이용찬 등 예비전력은 희망
두산 베어스가 총체적 난국을 맞이했다. 선두 수성에 있어 가장 큰 위기가 왔다.
두산은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경기에서 5-7로 패했다. 그러면서 2위 NC와의 승차가 2.5경기로 좁혀졌는데, 그보다 더 아픈 것은 타구에 맞고 교체된 셋업맨 정재훈(36)의 부상 소식이었다.
팀이 4-5로 추격하던 8회초 2사 1, 2루에 투입된 정재훈은 자신이 상대한 첫 타자 박용택을 상대로 초구를 던졌는데, 박용택이 받아친 공이 정재훈의 오른팔에 맞았다. 고통이 컸던 정재훈은 오른손으로 공을 잡아 던지기 어려워 왼손에 끼고 있던 글러브를 빼고 공을 쥐었으나 어디에도 던질 수는 없었다. 한동안 그라운드에 앉아있어야 했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고, 곧바로 교체될 수밖에 없었다.
병원에서 X-레이 촬영을 한 결과는 우측 전완부 척골 골절이었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4일에 추가 검진을 한 뒤에 수술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X-레이보다 더 자세히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CT나 MRI 촬영을 통해 수술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물론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정도라 하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진단인 X-레이만으로도 골절이 드러났기에 적어도 당분간은 등판이 불가능하며, 1군 엔트리에서도 말소될 것이 확실하다. 공을 던지는 오른팔이기에 뼈가 붙더라도 피칭을 위한 준비를 할 시간도 별도로 필요하다. 만약 수술을 해야 한다면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두산으로서는 비상사태가 아닐 수 없다. 3일 경기에서 총 8명의 투수가 등판했을 정도로 불펜이 총동원됐고, 최근 불안한 피칭을 하고 있는 마무리 이현승은 평균자책점이 4.79까지 치솟았다.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였던 정재훈의 갑작스런 부상은 다른 불펜투수들은 물론 선발진의 부담까지 가중시킨다. 선발투수들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새로운 부담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
3위 넥센과는 7.5경기차로 격차가 크지만, 2위 NC는 불과 2.5경기차밖에 나지 않는다. 물론 NC는 불미스런 일들로 인해 토종 선발진이 붕괴 수준에 이르렀지만, 반대로 두산은 불펜의 상황이 심각하다. 또한 주전 포수 양의지의 부재로 인해 공수에 걸쳐 100% 전력이 아니다.
당장 4일 잠실 LG전부터가 부담이다. 선발 안규영, 그리고 그의 뒤에 나오기로 예정되어 있는 허준혁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고 가야만 한다. 타선이 상대 선발 임찬규를 조기에 공략하지 못할 경우 힘든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예비전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합류하기 전까지는 최소 1개월이나 남았다. 각각 9월 3일과 21일에 군생활을 마치는 홍상삼(경찰청), 이용찬(상무)이 오기 전까지는 기존 투수들만으로 정재훈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함덕주의 복귀다. 최근 실전에 나서기 시작한 그는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지난해 같은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큰 도움이 된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