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뜨겁게 타오른 KIA와 한화가 8월 2일 광주에서 만났습니다.
지크 스푸루일과 윤규진이 선발로 등판한 두 팀은 1회부터 타격전을 벌이며 역전에 동점, 역전극을 펼친 끝에 KIA가 9회말 2사후 박찬호의 끝내기 안타로 10-9로 재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한화는 경기 후반에 9-7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두었지만 김성근 감독의 변칙 작전과 투수 기용이 틀어져 쓴맛을 보았습니다.
한화는 1회초 4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잡았습니다.
선두 이용규가 볼넷, 2번 정근우가 안타로 만든 1사 1, 2루에서 4번 김태균이 적시타를 때려 선취점을 따냈습니다.
그리고 6번 로사리오와 7번 하주석이 연이어 적시타를 날린 다음 2사 만루에서 KIA 포수 이홍구의 1루 송구를 잘못 처리한 브렛 필의 실수로 한 점을 보탰습니다.
KIA도 1회말 1번 김호령의 볼넷과 2번 노수광의 우전안타로 만든 1, 3루에서 3번 필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했습니다.
그리고 4번 나지완이 우익수 앞 안타를 때려 1, 3루를 만들고 5번 이범호는 볼넷을 얻어 만루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6번 서동욱이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 한 점차로 따라 붙었습니다. 또 8번 오준혁은 2타점 적시타를, 9번 강한울도 적시 2루타를 날려 순식간에 6-4로 뒤집었습니다.
그러나 2회초 한화는 김태균과 송광민의 적시타 두 방으로 6-6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3회초에는 이용규의 1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하고 7회초 8-7로 앞선 상황에서는 로사리오와 하주석의 연속 안타에 이어 차일목이 2루수 옆을 빠지는 통렬한 우전 적시타를 때려 9-7, 두 점차로 리드했습니다.
이어진 1사 1, 3루 찬스에서 이용규는 뜻밖에 스퀴즈 번트를 시도하다 작전을 알아채린 KIA 투수 한기주가 오른쪽으로 빠지는 빠른 공을 던져 번트는 실패하고 뛰어들어 오던 하주석은 협살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번트를 실패한 이용규는 중전안타를 날려 이날 3안타의 맹타를 터트렸습니다. 타율 3할6푼2리의 타격 1위이고 앞선 타석까지 2안타를 기록한 타격감이 최고인 이용규에게 변칙적인 번트 작전이 실패한 것입니다.
어쨌든 한화는 9-7로 리그한 상황이어서 승리를 목전에 두었습니다.
그런데 9회말 수비에서 또 한번 변칙적인 투수 기용이 나왔습니다. 마무리 정우람 대신 3일 선발 등판이 예상됐던 카스티요가 나온 것입니다. 정우람이 근래 마무리로 나와 좋지 않은 성적을 올린 것을 감안한 것입니다.
그러나 카스티요는 나오자마자 이날 홈런과 안타를 때린 필에게 안타를 맞고 요즘 타격감이 좋은 나지완에게도 안타를 허용한 다음 5번 이범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 맞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9-9 동점에서 카스티요를 강판 시키고 무사 2, 3루에서 등장한 정우람은 서동욱에게 고의사구를 내주어 무사 만루로 절박한 상황에서 정우람은 백용환을 삼진으로 잡고 오준혁은 투수 앞 땅볼로 점수를 내주지 않고 2사 만루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9번 박찬호는 2루수 옆 강한 땅볼을 때렸는데 정근우가 제대로 잡지 못해 끝내기 안타가 됐습니다.
홈팀 KIA는 7월 말 kt와 홈 경기에서 3연승을, 이어 인천 원정 경기에서 SK를 3연파했습니다.
지난 주 6위에서 시작한 KIA는 2경기 반 차이로 앞서 있던 SK에 3연승해 팀 순위도 4위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타이거즈가 4위에 오른 것은 올 시즌 처음입니다.
한화 역시 7월 월별 성적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습니다. 7월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4연승 행진이 마감됐지만,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 7월 월간성적도 13승1무7패로 넥센(14승7패) 다음으로 좋았습니다.
올 시즌 우승 후보로까지 꼽히던 한화는 시즌 내내 최하위로 암울한 시기를 보내다 7월들어 10위에서 7월의 끝을 7위로 마감하고 KIA를 만났습니다.
5위 SK에 2.5게임차, 4위 KIA에 3게임차로 따라붙어 가을잔치 경쟁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두 팀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4승4패로 팽팽했습니다.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중위권 순위는 달라집니다.
만일 KIA가 2승을 거두면 4위 유지가 가능하고 한화가 2승 이상을 올리면 4위 다툼이 더 한층 치열해질 것입니다.
두 팀의 이번 대결은 올 시즌 중위권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 OSEN 편집고문
[사진] 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