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7을 공개, 아이폰 7을 준비 중인 애플에 선제공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3일 자정(한국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해머스타인 볼룸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언팩(Unpacked) 2016' 행사를 갖고 홍채인식을 탑재한 갤럭시 노트 7을 처음 선보였다.
홍채인식, S펜 성능 향상, 방수·방진 등. 이날 선보인 노트 7은 루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 만큼 디자인과 스펙은 이미 유출된 상태였던 만큼 노트 7이 어떤 기능들을 담고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노트 7의 관심은 오는 9월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 7과도 연관이 있다. 당장은 노트 7에 대항할 수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없어 독주가 예상된다. 하지만 아이폰 7이 10월에 출시될 경우 삼성전자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스마트폰 교체 시기가 2~3년인 걸 감안할 때 아이폰 시리즈 중 가장 많이 팔린 아이폰 5s와 아이폰 6의 교체시기가 다가왔다. 충성도가 높은 애플 사용자를 얼마나 빼앗아 오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만 아이폰 7이 큰 혁신 없이 소소한 기능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3.5mm 헤드폰 잭을 없애고 듀얼카메라 탑재 소식이 들리지만 아이폰 7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 홍채인식으로 공인인증서 대체
노트 7의 가장 큰 관심사는 홍채인식이었다. 삼성전자는 홍채인식을 단순히 생체인식으로 사용해 기기를 잠금해제하는 수준을 넘어 자사 보안 플랫폼인 녹스(Knox)와 결합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처럼 기존 지문과 함께 보안을 설정할 수 있는가 하면 삼성전자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삼성페이'와도 연계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홍채인식을 통해 각종 웹 사이트 로그인이나 모바일 뱅킹서비스가 가능한 '삼성패스' 기능을 선보였다.
이번 노트 7에 새롭게 탑재된 '삼성패스'는 국내 은행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기존 전자금융 거래 시에 요구되던 공인인증서나 OTP, 보안카드 등을 홍채 인증으로 대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로그인은 물론 계좌 이체 등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패스를 활용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그리고 미국의 주요 은행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또 개인 정보를 보다 안전하게 보관, 관리할 수 있는 '보안 폴더' 기능도 새롭게 선보인다. 개인의 중요 정보, 콘텐츠, 앱을 별도의 분리된 공간 안에 저장할 수 있다. 보안 폴더 안에 저장된 데이터는 밖으로 노출되지 않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홍채, 지문 또는 패턴, PIN, 패스워드 등과 같은 잠금 장치를 해제해야만 보안 폴더에 접근할 수 있다.
▲ S펜의 진화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S펜에 대해 "사거나 충전할 필요가 없다"면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경쟁사인 애플을 겨냥했다. 그만큼 노트 시리즈의 아이덴티티인 S펜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인 것이다.
새로워진 S펜은 전작 1.6mm에서 0.7mm로 펜팁의 지름을 대폭 줄였다. 필압은 기존 2048단계에서 4096단계로 세분화, 실제 펜의 필기감을 제공한다.
더불어 단순 필기구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했다. 노트 7과 함께 방수·방진 규격인 IP68등급을 충족하는 S펜인 만큼 빗속은 물론 물 속에서도 필기가 가능하다.
바로 가기로 제공하는 에어 커맨드 기능도 향상됐다. 실제 비디오 등 영상에서 저장하고자 하는 영역을 S펜으로 선택해 원하는 구간만 GIF 애니메이션으로 저장이 가능하다. 이를 바로 카카오톡 등 인터넷 메신저로 공유할 수도 있다. 화면 가까이에 S펜을 가져가면 글자가 확대되는 돋보기 기능도 있다.
특히 웹이나 이미지에 들어있는 외국어 단어에 S펜을 가까이 가져가면 원하는 언어로 번역해 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 AOD 기능과 메모 기능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Always On Display) 기능도 노트 7의 장점이다. 기존 AOD는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만 표시됐다.
그러나 다양한 앱 알림이 표시되며 알림 아이콘을 더블 탭하면 바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뮤직 컨트롤도 가능하며 현재 재생 중인 곡 정보, 재생, 정지 등이 가능해진다.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설정을 변경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AOD를 통해 구현되는 '꺼진 화면 메모' 기능은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 등 필기가 필요할 때 좋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바로 메모한 뒤 포스트잇 처럼 고정해놓고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방수기능과 어우러져 소비자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64GB 단일 메모리 용량으로 출시되지만 256GB까지 확장 가능한 외장 메모리 슬롯도 노트 7의 장점이다.
한편 갤럭시 노트 7은 오는 19일부터 전 세계에서 순차 출시된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예약판매는 오는 6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다. /letmeout@osen.co.kr
[사진] 갤럭시 노트 7(위) /삼성전자 제공, 유출된 아이폰 7 추정되는 스마트폰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