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라 자서전 읽고 정신적으로 큰 변화
이상훈 코치 조언으로 페드로 닮은 폼 준비
몸이 부쩍 다부지게 변한 임찬규(24, LG 트윈스)가 피칭에 있어서도 새로워졌다.
임찬규는 지난달 29일 마산 NC전에서 5이닝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1군 복귀 후 첫 등판에서 훌륭한 투구를 했다. 체격의 변화는 물론 투구 폼까지 달라진 것이 눈에 띄었다.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그는 “맞추면서 살을 찌웠다. 군대에서는 그냥 찌웠는데, 조금만 운동을 힘들게 하면 빠졌다. 지금은 잘 만들었다”고 한 뒤 “9월까지 95kg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퓨처스리그에)내려갈 땐 81kg였다. 어렵긴 하지만 불가능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말로 자신의 체격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140km대 초반에서 구속이 오르지 않고 있지만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이번 시즌엔 구속은 줄어들지만 않게 하는 게 목표다. (체중이 늘면서) 배짱은 생기는데 공은 안 빨라지더라. 앞으로 더 좋아졌으면 좋겠지만 구속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다. 옛날엔 좋을 때도 불안해하고 내려가면 어떡하나 했는데, 지금은 괜찮다. 최대한 즐겁게 하자는 생각이다”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구속이 빠르지 않아도 빠른 템포로 공격적인 투구를 하면 통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계속 템포를 빠르게 하고, 맞을 때만 한 번씩 끊으면서 가려고 한다. 템포가 빨라야 나와 야수들 모두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NC전 같은 경기를 3~4번 연속으로 치르다 보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머릿속이 복잡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독서의 영향이다. 임찬규는 “지금은 심플하다. (마리아노) 리베라 자서전에서 ‘Simple is the Best(간단한 것이 가장 좋다)’ 라는 말을 봤다. 이천에서는 할 게 없어서 책도 많이 봤다. 리베라, 그리고 (클레이튼) 커쇼의 자서전도 봤다”며 최근 생긴 작지만 큰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스스로도 경찰청 입대 전에는 독서를 하는 습관이 없었다고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마음가짐만 바뀐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기에 피칭이 달라졌다. 임찬규는 “기술적으로는 팔을 내렸다. 거의 사이드암 수준까지 내려도 봤는데, 계속 내리고 싶다. 아직도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을 보면 팔이 올라와 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 같은 스타일로 던지고 싶다”고 전했다. 스리쿼터, 혹은 그보다 조금 낮은 위치에서 공을 던지기도 했던 마르티네스를 닮고 싶다는 바람이다.
팔 위치의 변화는 이상훈 피칭 아카데미 원장의 제안이었다. “이상훈 코치님이 팔을 내려 보자고 하셨다. 구속과 제구 모든 면에서 높은 타점이 날 방해하는 것 같다고 말해주셨다. 투구판을 밟는 위치도 바꿨다. 3루쪽을 밟으면 우타자 몸에 맞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다”며 임찬규는 변화를 추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차분히 이야기했다.
체격을 시작으로 폼은 물론 정신적인 면까지 많은 것이 바뀌고 있는 임찬규가 적응을 통해 1군에서 지속적인 호투를 보이면 LG 선발진도 반등을 위한 힘을 얻는다. 8위까지 떨어진 LG를 임찬규가 구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