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선 좌완 계투 요원 가운데 가장 믿음직스럽다".
백정현(삼성)의 이름 앞에 '오키나와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리는 연습 경기에서 완벽투를 뽐내며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정규 시즌에서는 기대보다 실망이 더 컸다.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던 백정현이 올 시즌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자신을 둘러싼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놓았다. 1일 현재 50경기에 등판, 2승 1패 7홀드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5.82. 예년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까지 삼성의 뒷문 단속에 나섰던 임창용에 이어 안지만까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삼성 계투진의 무게감은 확 떨어졌다. 이 가운데 백정현이 만년 기대주의 그늘에서 벗어나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아주니 가뭄 뒤 단비 만큼 반가울 수 밖에.
류중일 감독은 "잘 알려진대로 그동안 계투진이 워낙 탄탄하다보니 백정현이 등판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예년보다 계투진이 약해지면서 백정현의 비중이 높아졌는데 잘해주고 있다. 현재로선 좌완 계투 요원 가운데 가장 믿음직스럽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과거 세리자와 배터리 코치가 '불펜 피칭만 놓고 본다면 백정현이 김광현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했었다. 하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등판 기회가 늘어나면서 경험이 생기고 자신감이 커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중일 감독은 "백정현은 선발 등판도 가능할 만큼 긴 이닝을 소화하니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된다. 이제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됐는데 야구 한창 잘할 나이가 됐다"고 말했다. 백정현은 "부상없이 1군 풀타임으로 뛰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