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3방’ 김동엽, 가능성 증명한 일주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01 06: 00

SK는 올 시즌 19개의 홈런을 때리며 일약 신데렐라로 떠오른 최승준(28)을 부상으로 잃었다. 지난 7월 20일 마산 NC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후방 십자인대 손상으로 이탈했다.
SK는 우타자 고민은 역사가 꽤(?) 됐다. 팜에는 발 빠른 좌타 유망주만 넘쳤다. 전체적으로 거포 유망주가 부족했다. 현재 주축 선수들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SK는 균형을 맞춰야 했다. 사실 지난해 LG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정의윤을 데리고 온 것도, 정상호의 FA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지명한 것도 팀에 부족한 우타 장거리 타자를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측면에서 최승준의 부상은 단순한 장타력 공백은 물론, 좌완을 상대로 한 SK 타선의 밸런스를 단숨에 깨뜨릴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김동엽(26)이라는 새 거포가 등장했다. 최승준의 공백은 아쉽지만, SK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며 위안을 삼고 있다. 지난 주에 터뜨린 홈런 세 방은 SK의 바람을 점차 확신으로 만들어가는 신호탄이었다.

그간 수비 문제로 팀 활용도가 다소 떨어졌던 김동엽이다. 미국에서 돌아온 뒤 2년간 공백이 있었다. 어깨 문제도 미지수였고, 2군에서는 손이 말리는 현상도 있었다. 그러나 2군에서 꾸준히 육성된 결과 타격과 수비에서도 감을 찾아갔다. 그리고 최승준의 부상으로 지명타자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지난 주 6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서서히 깨어나는 잠재력을 알렸다.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에릭 서캠프를 상대로 자신의 데뷔 후 첫 홈런을 터뜨리는 등 5타점으로 맹활약한 김동엽은 28일 인천 KIA전에서 임기준으로부터 시즌 2호 홈런을 기록한 것에 이어 31일 인천 KIA전에서도 짜릿한 손맛을 봤다.
3-3으로 맞선 5회였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동엽은 초구 볼을 지켜봤다. KIA 선발이자 올 시즌 9승을 거두고 있는 헥터 노에시는 카운트를 잡기 위해 2구를 커브로 선택했다. 그러나 이 커브가 너무 정직하게 한가운데 몰렸다. 김동엽은 이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솔로포를 터뜨렸다.
아직 선구안이나 변화구 대처 능력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김동엽의 힘은 지난번 주를 통해 충분히 증명이 됐다. 건장한 체격조건을 비롯한 재능을 높게 평가받아 고교 시절 미국의 부름을 받았던 그 잠재력을 보여줬다. 홈런 3개는 물론, 빗맞은 타구도 담당 근처까지 보내는 괴력의 힘을 과시했다. 좀 더 원숙미까지 갖춘다면 또 다른 대형타자의 등장 가능성을 실감할 수 있다.
그렇다고 타율이 많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김동엽은 올 시즌 15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를 기록 중이다. 볼넷이 적어 출루율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지만 공익근무기간 중 야구에 대한 공백, 그리고 올 시즌이 1군 첫 시즌임을 감안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성적이다. 팀의 5연패로 빛이 바랬지만 그와는 별개로 SK의 위안이라고 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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