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승부조작 사태] ⑥구단, KBO만 바라보면 안 된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8.01 06: 03

야구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승부조작 사태가 또 다시 불거진 가운데 야구를 비롯한 프로스포츠 전체가 위기감에 빠져 있다. 이번에야 말로 악의 뿌리를 뽑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했다. OSEN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KBO리그가 승부 조작 논란으로 시끄럽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승부조작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나섰다. 각 구단들도 손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
올 시즌 KBO리그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1일 역대 3번째로 최소 경기 500만 관중을 돌파했지만 불법 도박, 승부 조작 논란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NC 다이노스 투수였던 이태양은 4차례 승부 조작 혐의로 인해 불구속 기소됐고 상무에서 뛰고 있는 문우람도 같은 혐의를 받고 군 검찰에 이첩됐다. 또한 추가로 승부 조작 가담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놀라운 점은 지난 2012년 승부 조작 사건이 터졌음에도 4년 만에 같은 일이 재발했다는 것이다. 당시 LG 트윈스 소속이었던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은 승부 조작으로 인해 영구 제명됐다. 야구 선수로선 가장 무거운 징계를 받은 셈이었다. 이후 각 구단들은 승부 조작을 막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런데도 또 다시 승부 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선수들의 의식이 변화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승부 조작이 터지면서 각 구단들은 자체 조사에 나섰다. 선수들을 면담하거나 자진 신고를 받는 등 각종 노력을 하고 있다. KBO 역시 이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고 재발 방지에 나섰다. 기존 윤리교육을 2회에서 4회로 늘리고 KBO 공정센터를 확대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를 신설했다. 주요 내용은 각종 교육과 경기 모니터링을 담당한다는 것. 구단도 발 맞춰 움직일 필요가 있다.
구단 역시 선수들에게 기본 윤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보통 약물, SNS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특정 사건이 생겼을 경우 비정기적인 교육도 시행한다. 이번 승부 조작 사건이 터진 후에도 각 구단들은 집안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일회성에 그쳐선 안 된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결국 반복 교육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승부 조작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승부 조작 사건이 터진 만큼 교육만으로 부족한 부분도 있다. 민 위원은 “선수들을 보면 악의적이기 보다는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솔깃하게 된다”면서 “KBO리그 같은 경우는 자체적으로 심리학자가 선수들을 상담 시스템은 없다. 메이저리그 같은 경우 각 팀에 스포츠심리학자가 선수 면담을 진행한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교육을 넘어 선수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기적으로 선수들을 면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NC 다이노스는 승부 조작 혐의가 입증된 투수 이태양과 계약을 해지했다. 또한 승부 조작 루머가 돌고 있는 이재학을 1군 엔트리세 제외했다. 이 뿐만 아니라 승부 조작 대응 원칙을 발표했다.
‘윤리감사관이 상시적으로 선수단 부정행위에 대한 의혹을 확인, 조사하고 제기된 의혹으로 인하여 선수가 정상적으로 참가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윤리감사관의 판단이 있을 경우, 해당 선수를 등록 말소한다. 관계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해당 선수가 성실히 조사에 임할 수 있도록 협조하며 조사 결과에 따라 KBO 규약에 따른 엄중한 제재를 하겠다’라는 내용이 포함된다.
NC는 실제로 김종문 운영본부장과 구단 변호사를 윤리감사관으로 임명해 선수들을 면담하고 경기를 모니터링 한다. 단순한 교육을 넘어 선수들을 철저하게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다. 각 구단 역시 승부 조작 재발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수도권의 한 구단 관계자는 “승부 조작 후 구단에서 선수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관련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승부 조작을 한 번에 뿌리 뽑기는 쉽지 않다. 한 관계자는 “불법 도박 사이트가 존재하는 한 승부 조작의 유혹을 없앨 수는 없다”라고 말한다. 이 말대로 아예 뿌리 뽑을 수 없다면 선수들을 승부 조작의 유혹에서 최대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KBO 뿐만 아니라 각 구단들이 대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이다. /krsumin@osen.co.kr
[긴급진단 승부조작 사태] ①다시 승부조작, 이러다 대만처럼 된다
[긴급진단 승부조작 사태] ②퓨처스와 아마야구도 위험하다
[긴급진단 승부조작 사태] ③'검은 유혹'은 멀리 있지 않았다
[긴급진단 승부조작 사태] ④의식개혁, 선수들의 생각을 바꿔라
[긴급진단 승부조작 사태] ⑤처벌강화, 징벌적 제재로 철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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