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래의 거인의 꿈] 5연패로 저문 롯데, 8월의 태양은 뜰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8.01 05: 48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7월 마지막 주. 그라운드를 비춘 태양은 뜨거웠지만 롯데는 냉기만 서린 채 7월을 마무리 해야만 했다.
후반기 첫 시작이었던 5강 경쟁팀, KIA와 한화를 상대로 한 6연전의 고비는 잘 넘기더니, 이후 하위권인 LG와 kt 6연전에서 예상치 못한 5연패의 고속 미끄럼틀을 탔다. 롯데 자이언츠는 다시 5강 경쟁의 불리한 위치에 처한 상황에서 8월을 맞이한다.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에 한껏 부풀었던 롯데는 다시 혼신의 힘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에 놓였다. 당초 후반기 첫 6연전, 상대 전적에서 뒤져있던 KIA와 한화를 상대로 첫 승부처를 맞이했다. 그러나 KIA와 한화에 모두 위닝시리즈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롯데는 단숨에 5위 경쟁의 우위에 섰다. 

7월 25일까지, 롯데는 43승45패로 5위에 올라 있었다. 6위 KIA와 승차를 3경기 차이로 벌렸고, 4위 SK와는 1.5경기 차이로 바짝 추격, 내친 김에 4위권까지 바라볼 수 있 위치에 있었다. 여기에 7월 마지막 주 당시 8위였던 LG와 10위 kt와의 6연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분위기만 잇는다면 5할 승률은 물론 롯데는 가을야구 경쟁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롯데는 천신만고 끝에 비집고 들어간 5위의 좁은 문을 스스로 박차고 나왔다. 26일 잠실 LG전 12-10 승리를 거둔 뒤 내리 5연패를 당했다. 특히 kt와의 3연전을 모두 내주는 등 돌이킬 수 없는 충격파를 얻었다.
잘 맞은 타구가 아웃이 되고, 상대의 빗맞은 타구는 안타가 되는 등 불운이 롯데를 휘감았다. 그러나 롯데는 자멸했다고 봐도 무방한 5경기를 치렀다. 
경기 내용을 복기하면 할수록 아쉬움이 가득한 경기들이었고 엇박자 투성이였다. 엇박자의 정점은 29일 kt전 0-7로 뒤지던 경기를 타선으로 접전을 만들었고 9회초 강민호가 11-10으로 역전시키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러나 마무리 손승락이 9회말 1점을 지키지 못하고 끝내기 패를 당한 것이 연패가 길어지게 된 원인이었다. 
투타의 엇박자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상승세의 기간 동안 팀을 뒷받침했던 수비가 무너졌다. 5연패 기간 동안 롯데는 7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런데 이 실책들이 실점과 연결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롯데 투수진은  5연패 동안 31실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자책점은 23점이었다. 무려 8실점이 투수의 능력과 상관 없는 비자책점이었다. 
타선의 뜨거움은 한풀 꺾였다. 5연패 시기 팀 타율 2할2푼8리에 그쳤다. 잔루는 35개. 여기에 kt에 싹쓸이를 당하면서 주루사 3번, 도루자 3번 으로 주루플레이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모두 득점과 연결될 수 있었던 기회가 무산됐기에 돌아오는 타격은 컸다.
7월 30일 경기 1-3으로 뒤지던 4회초, 2사 1,2루에서 손아섭의 우전 안타가 터졌다. 그러나 3루까지 향하던 문규현이 kt 우익수 김사연의 정확한 송구에 아웃됐고, 그 과정에서 2루 주자였던 정훈이 홈으로 여유있게 들어오다 득점을 인정받지 못했다. 추격점과 추격 기회를 이어갈 수 있던 기회가 어이없이 무산됐다. 결국 이때 득점을 뽑지 못한 롯데는 3-4로 패했다.
이튿날 경기에서도 0-3으로 뒤지던 9회초, 1사 1,2루에서 황재균이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때렸다. 주자 2명은 모두 홈으로 들어왔지만 무리해서 3루를 노리던 황재균이 kt의 중계플레이아 아웃되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이후 동점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5할에 가까웠던 성적은 어느덧 44승50패로 승패마진이 -6으로 벌어졌다. 순위는 당연히 6위로 떨어졌다. 5강의 유력한 경쟁팀들인 KIA가 6연승으로 치고 올라갔고, 한화 역시 2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상승 기류를 탔다. 8위 LG 역시 롯데전 위닝시리즈를 발판 삼아 4연승을 거뒀다. 롯데를 제외하곤 모두 상승세다.
지난 주의 악몽을 잘 추슬러야 한다. 세밀함과 기본기에서 문제 의식을 갖고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잠시 흐트러진 팀 분위기도 다잡을 필요가 있다. 선수 한 명 한 명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제는 승부처가 연일 이어질 8월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5강 윤곽은 쉽사리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가 현재 5연패에 빠져있다고 한들, 순위는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7월 막판 롯데를 향해 비추지 않았던 태양이 8월에는 롯데를 뜨겁게 비추도록 다시 일어서야 한다. / 롯데 담당 기자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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