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형님들이었다. 축구를 '아는 형님'들이 수원을 구했다.
수원 삼성은 지난달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6 23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서 난타전 끝에 5-3의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치열한 순위싸움서 한 숨 돌리게 됐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수원은 6승 9무 8패 승점 27점으로 강등권과 격차를 벌렸다.
그동안 수원은 경기력이 떨어지며 답답함이 계속됐다. 직전 라운드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이날 경기 포함 최근 6경기서 얻어낸 승점은 9점이다.
예전의 수원이라면 만족할 만한 결과가 아니다. 기대를 걸었던 외국인 선수 조나탄마저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주전은 꽤 부담스러웠다.
제주를 상대로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하게 몰아쳤다. 그 중심에는 노장들이 있었다. 우선 팀 공격의 핵심인 염기훈은 산토스를 도우며 큰 활약을 선보였다. 전반 3분 염기훈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또 전반 13분에는 외국인 선수지만 수원에서 잔뼈가 굵은 산토스가 도움을 기록했다. 첫 골에 이어 신예 공격수 김건희에게 날카로운 패스 연결을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김건희가 마무리를 잘했지만 산토스의 날카로운 패스도 골을 만들어낸 원동력이었다.
노장들의 활약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3번째 골은 염기훈과 함께 이상호가 만들어 냈다. 상대를 폭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염기훈은 프리킥으로 어시스트를 기록한데 이어 코너킥으로 다시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물론 불안한 수비진은 여전했다. 3골이나 넣었지만 실점이 많아지면서 부담이 컸다.
그러나 수원의 노장들은 기죽지 않고 팀을 이끌었다. 제주가 2골을 넣으며 추격하는 사이 염기훈은 이정수를 도와 다시 골을 합작했다. 다시 염기훈의 프리킥이 문전으로 올라왔고 공격에 가담한 이정수는 머리로 가볍게 받아 넣었다.
또 마무리는 조원희였다. 제주가 한 골 추격하자 조원희는 경기를 마무리 짓는 쐐기골을 기록했다. 조원희는 골을 기록한 뒤 수원 서포터스들을 향해 박수를 쳤다. 승리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였다.
이처럼 수원은 신예 뿐만 아니라 베테랑들이 완벽한 승리를 일궈냈다. 위기의 수원을 구한 것은 어시스트 해트트릭을 기록한 염기훈과 형님들이었다. / 10bird@osen.co.kr
[사진] 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