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의 최대 강점이었던 탄탄한 뒷마당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31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성남FC와 홈경기서 2-2로 비겼다. 골을 먼저 넣고도 번번이 만회골을 내주며 무승부의 아쉬움을 삼켰다. 승점 1 획득에 그친 인천(승점 23)은 강등권인 11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도훈 인천 감독도 "선제골을 넣고 실점하는 건 진 것 같은 기분"이라며 "준비한 것도 잘 해줬고, 상위권 성남을 상대로 승점 1을 얻었지만 승점 3을 못 얻어 아쉽다"고 했다.
인천은 지난달 치른 리그 5경기서 3골만을 내주며 특유의 짠물수비를 뽐냈다. 시즌 초반 하락세를 딛고 반등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7월 들어 가장 큰 강점이었던 방패가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6경기서 무려 11골을 허용했다. 지난달과 확연히 비교되는 수치다.
여러 요인이 있다. 인천은 사정이 열악한 시도민 구단이다. 스쿼드가 얇다. 한정된 자원으로 시즌을 꾸린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자연스레 체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많이 뛰는 축구를 표방하는 인천이라 더 그렇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경기 전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다. 훈련 강도를 낮추며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대비책을 밝혔다.
인천은 이날 1-0으로 앞서던 전반 41분 또 다시 수비 불안에 골을 내줬다. 평범한 상대의 침투 패스가 수비수와 골키퍼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황진성의 크로스에 의한 성봉재의 동점골로 연결됐다. 김두현에게 내준 두 번째 실점도 마크가 느슨한 탓이 컸다. 김두현의 중거리 슛이 조병국의 몸에 맞고 굴절되는 불운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수비가 불안한 것보다는 미세한 차이가 실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남전 두 번째 실점도 상대가 중거리 슛을 때릴 때 볼 앞에 있는 선수가 더 앞으로 나와야 한다"면서 "수비진의 문제가 아니라 실점을 하다 보니 자신감을 잃는 것 같다. 극복할 수 있다. 경험 있는 선수들이 있으니 헤쳐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은 이날 무승부로 광주, 전남(이상 승점 28), 수원(승점 27)과 격차가 벌어졌다. 곧바로 강등되는 꼴찌 수원FC(승점 19)는 밑에서 맹추격을 하고 있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11위를 벗어나기도 쉽지 않지만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선수들이 이겨내야 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 그리고 훈련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