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더비'서 승리는 짜릿했다.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6 23라운드서 서울은 포항에 2-0의 승리를 거뒀다. 황선홍 감독 부임 후 짜릿한 승리다. 다만 문제는 승리뒤에 숨어 있는 내용이다.
황 감독은 이번 경기는 무조건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경기를 앞두고 가진 미디어 데이 행사서 황 감독은 "모든 것을 접어두고 승리만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펼치면 "브라보"를 외치는 황선홍 감독은 아직 서울에서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이 사실.
포항전을 마치고 난 후에도 "브라보"는 아니었다. 분명 아직 발전해야 할 여지가 남았기 때문이다.
일단 포항이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포항은 서울을 상대로 총 4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유효 슈팅은 1개밖에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인 양동현은 상대 수비에 막혀 슈팅이 1개밖에 없었다. 황지수가 시도한 유효슈팅 한 개가 전부였다.
반면 서울은 압도적인 우위를 선보였다. 15개의 슈팅을 시도해 5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전체 슈팅 기록에 비해 유효슈팅 숫자가 적었다.
물론 선제골은 세트피스를 통해 만들어 냈다. 상대 수비의 실책을 오스마르가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주장의 품격을 높인 결과였다.
데얀의 득점은 조찬호가 만들어 냈다. 감각적인 크로스를 박주영이 뒤로 뺐고 상대가 한 명 퇴장 당해 어수선한 틈을 놓치지 않고 데얀이 후반 31분 골을 기록했다.
승리를 거둔 서울은 분명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포항의 경기력이 좋지 않은 것도 냉정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서울은 여전히 실험을 펼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갑작스럽게 부임하면서 팀을 새로 만들고 있다. 특히 수비진에 부상 선수가 많아 황선홍 감독은 이규로를 영입해 백 4 수비를 펼쳤다.
최용수 감독이 만들어 낸 백 3 대신에 백 4를 선택한 황 감독의 전술은 맞아 들었다. 고민이 굉장히 많았다. 황 감독이 원하는 전술을 갑자기 만들어 내기에는 분명 부족함이 많다.
하지만 전반서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손발이 잘 맞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결과를 얻어야 하는 황 감독의 목표를 위해 일단 이번 경기서 사용한 것.
따라서 서울은 꾸준히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단순히 포항전의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팀의 수장인 감독이 원하는 전술로 경기를 풀어가고 승리를 거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 이번 경기는 실험 단계가 정확하다는 판단을 해야 한다.
그러나 분명 황선홍 감독은 작은 성과를 얻어냈다.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분명 성과가 있던 승리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