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보우덴(30)이 두산 베어스의 연패를 자기 손으로 끊었다. 실질적 에이스의 모습이었다.
보우덴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했다. 최근 등판인 26일 고척 넥센전에서 7이닝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하고 승리투수가 된 그는 팀의 10-4 승리 속에 2연승하며 12승(6패)째를 올렸다. 팀 4연패를 끊는 귀중한 1승이기도 했다.
4회초까지는 퍼펙트가 이어졌다. 보우덴은 1회초 공 8개로 한화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4회초까지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투구 수도 많지 않았고, 이는 그가 긴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첫 피안타는 5회초에 나왔다. 선두 김태균을 우전안타로 출루시킨 것. 그러나 후속타자 김경언을 상대로 1루 땅볼을 유도해 병살로 엮어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후 윌린 로사리오 타석에서 김성근 감독의 항의도 있었지만, 보우덴은 볼넷 허용 후 양성우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 이닝을 끝냈다.
유일하게 실점이 발생한 이닝은 6회초였다. 보우덴은 1사에 하주석의 1루 방면 내야안타와 2사에 나온 이용규의 좌전안타 후 외야 좌중간으로 날아간 대타 신성현의 2타점 2루타, 외야 우중간을 꿰뚫은 김태균의 적시 2루타에 3실점했다.
7회초까지 막아낸 보우덴은 105구를 끝으로 마운드를 넘기고 물러났다. 노히터 후 2경기에서 2연패를 당했던 그는 이후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며 노히터 징크스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특히 이날 승리는 팀의 4연패를 끝내는 승리였기에 더욱 가치 있었다.
이날 그의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km에 달했다. 컨디션이 좋을 때 나오는 수치다. 140km대 중, 후반의 공이 지속적으로 들어왔고, 주 무기인 포크볼 대신 커브를 통한 완급조절에 주력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 포크볼 비율이 적어 삼진도 적었지만, 빠른 카운트에 포심과 커브를 활용해 범타를 유도해내는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보우덴이 최근 2경기에서 보여준 피칭은 실질적 에이스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현재 두산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담 증세로 1군에 없다. 이번 시리즈에서 장원준도 5이닝 4실점해 패전투수가 됐고, 유희관도 3연패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 나온 보우덴의 역투는 그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이제 7이닝 투구는 놀라운 일도 아니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