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구원으로 나왔음에도 선발로 QS급 호투
장원준과의 선발 대결에서도 승리하며 시즌 4승
하루 전에 구원 등판한 뒤 선발로 나온 심수창(35, 한화 이글스)이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4~5일 쉬고 나온 투수가 해내기도 쉽지 않은 일을 하루 휴식도 없이 해냈다.
심수창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⅓이닝 6피안타 3탈삼진 3실점(2자책)했다. 전날 1⅔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했던 그는 선발로 5회를 넘기는 놀라운 투구를 했고, 팀의 10-9 승리 속에 시즌 4승(4패)째를 올렸다.
첫 이닝부터 실책이 겹치며 실점이 나왔다. 1회말 선두 박건우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심수창은 류지혁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고, 이후 자신의 폭투가 2개 연속 내주며 첫 실점(비자책)했다. 하지만 이어진 무사 3루 위기에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말도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심수창은 선두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후속타자 허경민의 3루 방면 내야안타 후 우측 파울라인 안쪽을 통과한 박세혁의 적시 2루타에 2점째 실점했다. 공이 홈으로 오는 사이 박세혁은 3루까지 갔고, 김재호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에 홈을 밟았다.
하지만 3회말은 실점 없이 넘겼다. 심수창은 3회말 1사에 김재환의 중전안타, 2사 후에 나온 오재일의 2루수 방면 깊은 코스의 내야안타에 1, 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허경민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 실점은 없었다. 4회말에는 삼자범퇴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기세를 이어간 심수창은 5회말에도 류지혁-민병헌-김재환으로 이어지는 두산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6회말 선두 닉 에반스까지 3루수 플라이 처리하고 박정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때까지 투구 수는 89개. 전날 구원 등판하지 않고 100개까지 던지게 됐다면 퀄리티 스타트(QS)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km에 달했지만, 심수창은 빠른 볼보다 포크볼을 더 자주 활용하며 두산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여기에 커브도 적절히 섞으며 완급 조절을 했다. 힘만 가지고 타자들을 누를 정도의 구위는 아니었지만 좋은 로케이션과 적극적인 승부가 더해져 볼넷이 하나도 없던 것이 고무적이었다.
심수창이 예상을 뛰어넘는 긴 이닝을 소화해주며 한화는 불펜 부담도 일부 덜 수 있었다. 반면 두산은 심수창보다 길게 던져줄 것으로 기대했던 장원준이 5이닝 7피안타 2볼넷 6탈삼진 4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선발 대결에서부터 한화의 승리였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