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복귀 후 5경기 연속 무실점
지친 kt 불펜진에 새 활력소로 부상
kt 위즈 우완 투수 배우열(30)이 시즌 초의 좋은 구위와 함께 돌아왔다.
배우열은 올 시즌을 앞두고 기대를 많이 모은 투수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에는 12경기 등판에 불과했다. LG 트윈스 시절에 비하면 잦은 출장이었지만 2군에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하지만 kt는 올해 미국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배우열을 롱릴리프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배우열은 시범경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0으로 호투했고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다.
시즌 초부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4월 첫 4경기에 등판해 5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필승조로 활용할 수 있는 새 카드로 떠올랐다. 그러나 4월 13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생애 첫 세이브를 기록한 후 우측 장딴지 근육 파열로 이탈했다. “아프지 않아 자신감이 생겼다”던 배우열이지만 다시 한 번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착실히 재활을 거친 후 7월 초에 복귀했지만 다시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 그러나 지난 20일 1군에 콜업된 후 꾸준한 활약을 하고 있다. 특히 29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2⅓이닝 2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이날 양 팀은 불펜 총력전을 펼쳤는데, kt는 배우열이 2⅓이닝을 완벽히 막아주면서 승리에 발판을 놓을 수 있었다.
배우열은 팀이 7-8로 뒤진 6회초 2사 1,3루 위기에서 등판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kt는 6회말 곧바로 앤디 마르테가 역전 3점 홈런을 쳐 10-8로 앞섰다. 배우열은 생애 첫 승리를 눈앞에 뒀다. 2이닝을 더 완벽히 막으며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9회 등판한 김재윤이 3실점하며 경기는 뒤집혔다. 우여곡절 끝에 팀은 9회 12-11 끝내기 승을 거뒀다. 배우열이 긴 이닝을 버틴 것이 주효했다.
최근 kt 불펜진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이날 마무리 김재윤까지 부진하며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하지만 배우열의 호투는 한줄기 희망이 됐다. 배우열은 경기 후 “승리를 못해 아쉽지만 다음에도 기회가 있기 때문에 더 잘 던지겠다”면서 “컨디션은 좋다. 오늘 뒤에 (홍)성용이와 재윤이가 있었는데 최대한 길게 던져서 부담을 덜어준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배우열이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는 “부상에서 복귀한 후에 구위가 쉽게 올라오지 않았다. 그런데 위기에 몰리다보니 구속도 올라가고 잘 됐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배우열은 “제가 불펜에 큰 도움이 돼야 한다. 시즌 초반에 많이들 던졌기 떄문에 뒤를 받쳐서 열심히 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3연패 탈출과 배우열의 역투. kt로선 다시 한 번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