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데뷔전에서 5이닝 무실점 합격점
“체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7회까지 확실히 던지고 싶다”.
박세진은 지난 27일 잊지 못할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이전까지 1군 4경기에 등판했지만 모두 구원 등판한 경기였다. 매 경기 실점하며 평균자책점 5.56(11⅓이닝 7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외국인 투수 요한 피노가 방출되면서 선발에 빈자리가 생겼기 때문.
박세진은 이전 등판과 달리 침착했다. 1회 무사 1,2루 위기를 병살타로 넘겼고 차근히 한 이닝씩 소화했다. 시원시원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다. 결과는 5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이었다. 74개로 많지 않은 공을 던졌으나 kt는 빠르게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팀은 끝내 3-8로 역전패를 당했고 박세진은 데뷔 첫 승을 놓쳤다.
하지만 희망을 보여준 피칭이었다. 조범현 감독은 29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박세진의 선발 합류에 대해 “오늘 정대현의 피칭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경기에 앞서 만난 박세진은 첫 선발 등판을 떠올리며 “처음에는 긴장이 많이 됐는데 몸을 풀면서 긴장이 풀렸다”라고 말했다.
1군에 올라가기 전 퓨처스 코칭스태프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세진은 “차명석 코치님이 ‘침착해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속으로 계속 생각했다. 그랬더니 긴장이 풀렸다”라고 답했다. 공격적인 피칭이 성공적인 데뷔전의 열쇠였다. 박세진은 “무조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팀이 1회 점수를 냈다. 전병호 코치님이 점수 차이가 나면 볼넷을 주지 말고 차라리 홈런을 맞으라고 했다. 그랬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첫 승에 실패했지만 박세진은 덤덤했다. 그는 “5이닝을 던지고 내려왔다. 승리를 하면 좋겠지만 제가 6회에 올라갔어도 실점했을 수 있다. 괜찮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 던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확실히 2군에서 던졌던 것 보다 1군에선 힘이 빨리 떨어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첫 등판을 통해 보완점을 찾은 셈이다.
박세진은 “선발 투수로 승리하기 위해선 6회 정도는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체력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면서 “7회까지는 확실히 던지고 싶다. 그리고 매 이닝 ‘1회를 막는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1군 경기 시간이 2군에선 경기를 마치고 웨이트하고 쉬는 시간이다. 그런 부분도 적응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