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큰 힘 부탁”..정형돈 하차 자료에 담긴 ‘무도’ 고민과 노력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7.29 11: 30

“‘무한도전’과 정형돈 씨가 함께 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함께 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늘 ‘무한도전’의 부족함을 채워주시는 시청자 분들께 감사드리며, 정형돈 씨와 나머지 멤버들에게도 큰 힘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또 다시 한 줄 한 줄 고민과 배려가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10년간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쉬고 있었던 정형돈의 최종 하차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글에는 이 프로그램의 조심스러운 행보와 끈끈한 의리, 그리고 앞으로의 고민이 묻어났다.
‘무한도전’은 지난 해 11월 정형돈이 건강 이상으로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후 수시로 안부를 주고받아왔다. 멤버들과 제작진은 정형돈과 10년간 이 프로그램에서 고생하며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만든 가족 같은 사이다. 서로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 이는 시청자들도 함께 느끼는 감정이다. 정형돈이 건강을 회복하면 반드시 ‘무한도전’에서 먼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 다른 프로그램은 하차해도 ‘무한도전’에서만큼은 ‘도니’ 정형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들이 많았다.

실제로 제작진과 멤버들은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정형돈의 복귀 논의를 해왔다. 본인 역시 의지를 보였고, 구체적인 복귀 날짜까지 조율한 상태였다. 허나 복귀를 결정한 후 상황이 달라졌다. 정형돈이 프로그램 복귀에 대한 부담감을 갖게 됐고 제작진과 멤버들은 천천히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결국 정형돈은 시간이 흘러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며 최종적으로 복귀가 어렵겠다고 의사를 전달해왔다.
제작진은 “제작진과 멤버들은 정형돈씨의 회복과 복귀를 간절히 바래왔기 때문에 정형돈 씨의 이 같은 결정에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저희의 마음조차 정형돈 씨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지금은 그저 정형돈 씨의 건강 회복만을 기원하며 뒤에서 묵묵히 힘이 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프로그램이 당장 정형돈이 필요하지만, 그리고 정형돈과 함께 하고자 하는 제작진과 멤버들의 마음이 컸지만 정형돈의 의지와 건강 상태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김태호 PD는 최근 OSEN에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정형돈 씨의 행복과 의지가 중요한 것”이라면서 “우리로서는 많이 아쉽지만 정형돈 씨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사실 ‘무한도전’은 다양한 특집을 준비하고 늘 색다른 시도를 하기 때문에 많은 예능 캐릭터가 필요한 프로그램. 그래서 정형돈이라는 10년간 함께 한 예능인이자 가족이 필요했지만 정형돈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기에 더 이상의 부담감을 주지 않기로 힘들게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비록 지금은 ‘무한도전’과 정형돈 씨가 함께 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함께 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라면서 “늘 ‘무한도전’의 부족함을 채워주시는 시청자 분들께 감사드리며, 정형돈 씨와 나머지 멤버들에게도 큰 힘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정형돈을 배려하고 언제든 다시 함께 할 날을 기약하는 동시에, 남아 있는 멤버들이 체력적으로 혹은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제작진의 배려와 고민이 담겨 있는 보도자료인 것.
정형돈을 응원하고 의사를 존중하는 멤버들과 제작진. 앞으로 달려가야 할 길이 멀고 험하기에 정형돈 없는 프로그램을 계속 구상해야 하기에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을 터. 그래서 보도자료에 담겨 있는 “나머지 멤버들에게도 큰 힘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린다”라는 누가 봐도 김태호 PD가 썼을 보도자료 문구는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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